[스포츠서울 조효정기자] 배우 정우성이 지난해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 등에 대한 옹호 발언 등의 활동을 하는 자신을 향한 '악플'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서울국제도서전 내 책마당에서 '난민, 새로운 이웃의 출현'의 주제로 정우성의 북토크가 열렸다.
악플과 관련해 정우성은 "무섭지는 않았으나 놀라긴 했다. 반대의 목소리가 어떤 이유로 전달됐는지 알기 위해 댓글을 봤다"며 "대다수 우려의 목소리는 난민에 대해 이해가 깊지 않아서였다. 이런 분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드리는 것이 담론을 성숙하게 이끌어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배우가 직업인지라 이미지 타격에 우려하는 시선도 많았다. 그러나 저는 친선대사를 하면서 난민들이 어떤 사람이고 그들의 역사가 어떤 아픔을 가지는지 이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보고 느끼고 알고 있는 것들을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국내에서는 제주도의 500여 명의 예멘인 난민 신청자의 수용을 두고 난민 수용에 대한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정우성은 이날 난민에 대해 "난민을 보편화한 성향으로 도식화해서 난민 전체가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는 집단이라고 이해하면 안 된다"며 "난민을 우리나라에서 보호하게 됐을 때 우리나라 법체계 안에서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된다. 또 고국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존감을 지키며 나중에 돌아갈 희망을 품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민 발생의 이유는 제국주의와 냉전 등으로, 대한민국이 겪었던 근대의 아픔과 맥락을 같이하는 경우가 많다"며 "어려운 시절을 국민의 힘으로 이겨냈기 때문에 난민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며 과거 한국과 현재 난민의 상황이 비슷한 점이 있음도 상기했다.
한국에서의 난민 논란과 관련해 정우성은 "난민을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사람들이 좋고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 없고, 그 간극을 좁히는 것이 성숙한 담론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책을 쓸 때도 내 생각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고 감성적으로 비칠 수 있는 것은 제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우성은 "캠프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의 굳건함과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며 앞으로도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활동을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한편,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정우성은 이날 '세계 난민의 날'에 맞춰 자신의 난민 보호 활동 5년을 기록한 에세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을 출간했다.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