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얹은 투자, 보툴리눔톡신 시장 성장성 방증엘러간 파트너사 메디톡스 수혜 기대감대웅제약, 미국서 애브비와 경쟁구도…시장 확대는 긍정적
메디톡신 나보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주름개선제품 메디톡신(왼쪽)과 나보타. 제공|각 사

[스포츠서울 이정수 기자] 미국 대형 제약사 애브비가 아일랜드 제약사 엘러간 인수를 발표하면서 국내 보툴리눔톡신 업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애브비는 총 630억달러(약 73조원)에 엘러간을 주식을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엘러간은 주름개선제 보툴리눔톡신 ‘보톡스’로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다국적 업체다.

보툴리눔톡신은 국내와 연관성이 깊다. 전 세계적으로 보툴리눔톡신 개발업체는 프랑스 업체 입센, 독일 업체 멀츠 등 5개에 그치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 휴온스 등 4개 업체가 제품을 출시했다.

국내 시장이 유독 이번 애브비-엘러간 합병에 민감해하는 이유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애브비가 보툴리눔톡신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엘러간을 45% 프리미엄과 함께 인수한 것은 보툴리눔톡신 시장이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애브비는 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를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지만, 현재 휴미라는 전 세계적으로 특허만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돼 경쟁을 치르고 있고,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는 2023년 특허가 만료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애브비가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은 전 세계 보툴리눔톡신 시장 성장성과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며 “애브비 개입으로 글로벌 보툴리눔톡신 시장이 확대된다면, 국내 업체로서도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 내수 시장은 가격 인하 등 각 국내 업체 간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을 만큼 과부하 상태다.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뛰어든 각 업체가 성장을 지속해나가기 위해선 해외 시장은 필수다.

특히 메디톡스는 엘러간과 파트너사 관계를 맺고 있어 이번 합병에 따른 간접적 영향을 받게 될지 주목된다. 메디톡스는 2013년 엘러간과 보툴리눔톡신 ‘이노톡스’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판권을 넘겨준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엘러간은 이노톡스 상용화를 위한 3상 임상시험에 돌입한 상태다.

애브비가 이번 인수로 보툴리눔톡신 시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만큼, 엘러간에 이어 애브비 역시 이노톡스 임상시험 추진과 해외 시장 진출에 든든한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지난달 미국에 현지 업체 에볼루스와 함께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출시한 대웅제약은 엘러간에 이어 더 큰 규모 업체인 애브비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다만 애브비 진입으로 미국 보툴리눔톡신 시장 자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효과도 남는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애브비가 메디톡스 제품 글로벌 임상과 판매를 이어가게 될 경우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다”며 “대웅제약 나보타도 미국 시장 성장성을 고려할 때 가치 상승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leejs@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