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정몽규 HDC그룹 회장 오너 일가가 잇따라 그룹 지주사인 HDC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주사 전환 이후 그룹 경영의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한 정 회장은 물론 세 자녀에도 잇따라 HDC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바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HDC의 현재 주가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HDC의 9일 주가는 전일 대비 3.32% 하락한 1만3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52주 신저가인 1만3450원까지도 주가가 밀렸다. 이달 2일 1만5400원을 기록한 이래 6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HDC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은 지속되고 있다. 정 회장의 장남 정준선씨를 비롯해 동생 정원선·정운선씨는 지난 5월부터 HDC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8일 HDC 공시에 따르면 준선 정원씨가 추가로 각각 1만주와 7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지분율은 0.17%와 0.12%로 늘었다. 운선씨의 지분율은 0.09%이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해 11~12월에 걸쳐 HDC 주식을 대거 매수했다. 약 167억원을 들여 HDC 주식 97만여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어 지난 5월 말에도 18만7438주를 장내 매수했다. 1주당 평균 매입가격은 1만5361원으로 총 매입규모는 약 29억원에 달한다. 정 회장은 잇따른 주식 매입 이후 HDC 주식 1992만7757주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율은 33.36%로 높아졌다.
HDC그룹은 2018년 5월 현대산업개발을 지주회사인 HDC와 사업회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분할하고 그해 9월 지주회사 체제전환을 마무리했다. 정 회장과 자녀들의 최근 잇따른 HDC 주식 매수로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번 자녀들의 지분 확보가 경영권 승계 과정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상존한다.
한편 HDC 오너 일가의 지분 확대와 달리 국민연금공단은 2분기 HDC 지분을 내다팔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6월 28일 기준으로 HDC 지분율이 기존 11.29%에서 10.89%로 감소했다고 8일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4월 1일부터 6월 28일까지 장내 매수·매도로 보유주식이 23만8915주 줄었다. 같은 기간 국민연금공단은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율 역시 13.07%에서 12.52%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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