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타율만 보면 낙제점이다. 타율 0.169의 타자가 빅리그에 잔류하는 것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 기록한 29개의 안타를 들여다보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라운드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움직임을 포착하고 과정을 분석하는 스탯캐스트 시대임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타구질만 놓고 보면 아직 희망이 있다.
피츠버그 강정호(32)가 험난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시범경기 기간 내부경쟁에서 승리하며 주전 3루수로 시작점을 찍었으나 개막 후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첫 한 달 동안 타율 0.160에 그쳤다가 5월 중순 부상으로 이탈했고 6월초 복귀했지만 현저히 줄어든 출장기회와 함께 반등은 요원해 보인다. 지난달 31일(한국시간)과 1일 이틀 연속 신시내티를 상대로 벤치만 지킨 가운데 올시즌 성적 65경기 185타석 타율 0.169 10홈런 2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17을 기록 중이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커리어로우지만 스탯캐스트가 측정한 타구질에선 또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다. 올시즌 강정호의 기록한 하드히트(타구 속도 95마일·약 153㎞ 이상) 비율은 46.4%로 2015시즌의 46.1%, 2016시즌의 39.0%보다 높다. 리그 전체로 시선을 돌려도 하드히트 비율은 내야수 중 상위권이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Fangraphs.com)에 따르면 강정호보다 강한 타구 비율이 높은 3루수는 미구엘 사노(50.4%), 저스틴 터너(49.8%), 로건 포사이드(49.0%), 에우제니오 수아레즈(48.0%), 앤서니 랜돈(48.0%), 헌터 도지어(47.7%), 조쉬 도널슨(47.3%) 7명 뿐이다.
삼진 비율이 32.4%에 달하면서 정확도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으나 최근 빅리그 구단들의 성향을 고려할 때 강정호의 하드히트 비율은 구미가 당기는 요소다.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가며 에러 숫자가 1개에 불과한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대로 올시즌을 마쳐도 이듬해 마이너리그 계약과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 등 재기를 위한 기회는 주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한국 복귀도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KBO리그로 돌아올 경우 무거운 징계를 피할 수 없다. 2016년 12월 음주사고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받은 강정호는 오승환의 경우처럼 복귀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올시즌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했으나 2015·2016시즌과 같은 활약은 펼치지 못하고 있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두 달 남은 가운데 적은 기회를 최대한 살려야 빅리그 잔류를 바라볼 수 있다. 현시점에서 한국 복귀는 강정호의 친정팀 키움에 있어서도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bng7@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