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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폭염이 한 풀 꺾이고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분다. 주말 골퍼들에게는 이른 아침이나 야간 라운드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 다가왔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똑똑한 휴양객들은 늦은 휴가를 떠나기도 한다. 사람이 붐비는 혹서기 휴가철을 피하면 조용하고 쾌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일 관계 악화로 역사 테마여행을 주제로 삼는 경우도 많은데 골프와 휴양, 역사 공부를 두루 할 수 있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고품격 대중제 골프장으로 이미 입소문이 난 다산 베아채컨트리클럽이 위치한 전남 강진은 ‘남해안의 진주’로 불리며 최근 떠오르는 관광지다.
강진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관광객이 전년대비 46만 명 증가한 145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240만 명을 넘어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강진군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군은 체류형 관광산업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어, 오는 9월 준공 예정인 다산베아채CC 리조트가 개장하면 관광산업에도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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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베아채CC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강진을 대표하는 위인들의 이름을 따 코스 명칭을 삼았다. 목민심서와 경세유표 등 수 많은 저서를 강진 유배시절 집필한 다산 정약용의 뜻에 걸맞는 다산코스는 섬세한 코스 매니지먼트를 요구한다. 다산코스 7, 8번홀은 이른바 ‘쌍둥이 홀’로 조선의 500년 역사를 함께한 후박나무 군락지를 멀리서 볼 수 있다. 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250년 된 후박나무가 코스 중앙에 자태를 뽐내고 있다. 다산 베아채CC 김흥길 사장은 “강진의 명물인 만덕산을 바라보고 샷을 하면 파를, 대표 관광코스인 가우도를 향해 샷을 하면 버디를 한다는 말이 있는, 다산코스의 시그니처”라고 귀띔했다.
가장 늦게 공사를 마친 장보고 홀은 ‘해상의 왕’ 장보고의 기개처럼 호쾌한 장타를 즐길 수 있는 코스다. 특히 6번 홀은 큰 호수 가운데 그린이 자리한 아일랜드 홀로 티박스에 오르면 가우도가 손에 잡힐 듯 다가와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좌우로 넓게 펼쳐진 그린과 그 뒤를 받치는 강진만, 그 위에 우뚝 선 가우도는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 같다. 2번홀 티 박스에 올라서면 노르웨이의 피오르드를 연상케 하는 절경이 또 한 번의 감탄사를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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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베아채CC가 가장 자랑하는 베아채 코스는 단테의 시혼(詩魂)이 됐던 베아트리채의 이념을 이어 ‘진정한 사랑’을 골프에 담아냈다. 아기자기한 코스와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린 산수화 같은 조경은 스코어가 아니어도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특히 5번홀 그린 뒤에 자리한 그늘집은 잔잔한 강진만의 운치를 더해 시간과 기후, 절기에 따라 다양한 감성을 불러오는 풍경으로 눈길을 사로 잡았다.
김 사장은 “대중제 골프장은 코스관리나 상태, 편의성 등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없애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이를 통해 골퍼들에게 ‘또 오고 싶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때문에 티 박스 위에 매트가 깔려 있어도 잔디 위에서 티 샷을 해도 무방하도록 했다. 다산과 베아채, 장보고코스 모두 파5인 9번 홀은 핀이 두 군데 꽂혀 있는 것도 이채롭다. 장타자들이라면 2온에 도전해 이글을 노리는 꿈을 꾸는데, 넓게 펼쳐진 그린 위에 두 군데 핀을 꽂아 선택의 폭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시간과 돈, 열정을 들여 골프장을 찾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즐거운 기억을 남겨주려는 배려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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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다산베아채CC는 강진의 대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공산이 크다. 웬만한 회원제 골프장과 견줘도 손색없는 코스 상태와 조경에 저렴한 가격에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아주 큰 매력이다. 지난해 11월 개장해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타고 주말에는 부킹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풍성한 볼거리까지 더해진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사의재 저잣거리에서는 7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부터 조만간(조선을 만난 시간) 프로젝트인 ‘땡큐, 주모’ 야간공연을 시작했다. 조만간 프로젝트는 재현 배우들의 연극 공연이다. 오는 10월 3일부터 9일까지는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축제인 강진청자축제가 열린다. 52실 규모인 다산베아채 리조트가 완공되면 이른바 강진 여향의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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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베아채CC에서 차로 10여분 떨어진 가우도는 강진군의 개발의지까지 더해져 골퍼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휴양지로도 ‘핫 플레이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강진군은 가우도의 아름다운 섬 풍경을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청자타워까지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우도에 입도할 수 있는 출렁다리와 바다를 둘레로 한 ‘함께해(海)길’(총연장 25㎞)도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트레킹 코스다.
또 강진읍 보은산과 세계모란공원, 영랑생가와 연계해 금서당과 사의재를 잇는 (가칭) 강진의 몽마르트 언덕도 본격 조성 중이다. 1차분 공사를 완료한 강진만 노을경관 조성사업, 강진 삼십리 벚꽃길 조성사업 등 강진의 새로운 관광인프라 조성을 위한 중장기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다산베아채CC가 품은 강진의 가을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