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원작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다양한 드라마와 영화들이 출격준비를 마친 가운데, 2019 하반기 키워드는 단연 ‘웹툰 원작’이다.

유난히 하반기 방송중이거나 앞으로 방송될 작품들 중에서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가 많다. 지난 8월 22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8부작 드라마 ‘좋아하면 울리는’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만든 드라마다. 좋아하는 사람이 반경 10m 안에 들어오면 알람이 울리는 어플이 개발되고, 알람을 통해서만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세상에서 펼쳐지는 세 남녀의 로맨스를 그린 이야기로 김소현, 정가람, 송강이 캐스팅 되며 높은 싱크로율로 기대감을 높였다.원작의 천계영 작가가 1순위로 김소현을 떠올렸을정도. 드라마 역시 원작의 소재를 살린 내용과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더해져 호평을 받았다. 또 열린결말로 인해 자연스레 시즌2에 대한 가능성까지 열어뒀다는 평이다.

지난 8월 31일 첫방송한 OCN ‘타인은 지옥이다’ 역사 웹툰 원작 드라마다. OCN 의 드라마틱 시네마 두번째 주자로 드라마의 형태를 띄었지만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몰입감과 완성도를 자랑한다. 또 군제대를 한 임시완의 복귀작이자 영화 ‘기생충’으로 칸에서 인정받은 이정은 등 걸출한 배우들이 연이어 캐스팅됐고 미스터리한 인물로 이동욱까지 합세하면서 황금라인업을 완성했다.‘타인은 지옥이다’의 경우 싱크로율은 가져가면서 장르 및 인물설정에 변화를 준 케이스다. 미스터리함보다는 첫회부터 스릴러의 형태를 취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동욱이 새로운 왕눈이였음이 밝혀지면서 반전을 안긴 것. 원작과는 다른 전개에 ‘신선하다’는 평과 ‘낯설다’로 호불호가 갈리며 앞으로 전개는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증이 모인다.

마지막으로 오는 11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타짜:원아이드잭(이하 타짜3)’(권오광 감독)는 추석영화 흥행시리즈지만 그에 앞서 만화가 원작인 작품이다. ‘타짜3’는 원작에서 주요 서사를 끌어간 전설적인 타짜 짝귀의 아들 도일출, 포커 등 큰 틀만 차용한채 거의 모든 내용을 바꿨다. 원작이 꽤 오래전에 나온만큼 현대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권오광 감독의 결단이 만든 선택이다. 원작에는 없는 까치(이광수 분) 등의 인물도 새로 만들어졌고 전작 ‘타짜1’, ‘타짜2’에 비해서 팀플레이에 중점을 둔 작품이다. 그러나 워낙 인기 만화, 인기 시리즈 영화의 후속주자이다보니 부담감은 당연지사. 냉정하게 말해 잘해야 본전이다. 남자주인공 도일출 역을 맡은 박정민은 “당연히 부담감이 크다. 원작이나 전작과 비교되는 것도 숙명이지만 다들 열심히 만들었으니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웹툰 원작 작품들은 늘 기대와 우려가 반반인 운명을 안고 가야하는 것. 하지만 앞으로도 웹툰 원작 작품들이 줄지어 나올 예정이다. 네이버 웹툰 누적조회수 11억뷰에 이르는 tvN ‘쌉니다 천리마마트’를 비롯해 JTBC ‘이태원클라쓰’ 등이 드라마화를 확정했고, 캐스팅도 마무리됐다.

우려 속에서도 웹툰 원작의 작품들이 줄지어 만들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tvN 드라마 ‘미생’, ‘치즈 인 더 트랩’,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인기웹툰을 드라마, 영화화 할 경우 이미 인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어느정도의 작품성 및 흥행성이 보장받기 때문이다. ‘믿고 본다’라는 관점에서는 안정적이지만 가장 큰 변수, 원작 팬들의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키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제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원작이 있는 작품의 경우, 또 만화가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케이스는 특히 캐스팅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작품성 뿐만 아니라 싱크로율 자체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크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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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 OCN,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