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3분 내 5% 금리로, 3000만원까지 대출! 바로 확인하세요’
지난해까지만해도 저축은행 광고에서 많이 쓰였지만 이젠 자취를 감춘 문구다. 저축은행이 ‘지역서민금융기관’이란 이미지를 강화하고자 대출영업보다 ‘이미지 제고’를 위한 광고에 힘쓰면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OK·웰컴·JT친애저축은행 등 4대 저축은행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광고 집행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고금리·사금융 이미지로 점철된 저축은행의 이미지를 ‘정식 금융기관’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7월 모바일 뱅크인 ‘사이다뱅크’ 출시를 기념해 유튜브 광고를 선보였다. 모바일뱅킹과 함께 대출 영업이 아닌 예·적금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SBI저축은행이 지난 5월 선보인 저축가요 ‘월급은 흘러갑니다’ 뮤직비디오는 석달 만에 조회수 380만건을 기록하며 젋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OK저축은행도 배우 이순재, 오지호에 이어 엄기준까지 모델로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꾀하고 있다. 특히 슈퍼 히어로 캐릭터인 ‘읏맨’을 전면에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OK저축은행은 ‘읏맨’ 채널을 따로 개설해 무빙툰 및 퀴즈 영상을 선보이고 있으며, 읏맨 영상은 평균 조회 수 600만회를 넘어서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업계 최초로 출시한 모바일뱅킹 ‘웰뱅’과 ‘짠테크톡’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로도 일반적인 여·수신 업무를 편리하게 볼 수 있다는 점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대세 배우 신성록을 기용한 ‘웰뱅’ 광고는 조회수 140만건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다만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광고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은 주의해야할 점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은 4년 만에 부활한 금융사 종합검사에서 저축은행에만 ‘광고비’ 항목을 세부 지표로 넣었다. 광고비 항목은 은행, 캐피탈, 카드사에는 포함되지 않은 항목이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판매관리비(6661억원)가 지난해 같은 기간(6001억원)보다 11% 이상 늘어난 만큼 저축은행의 출혈성 광고 마케팅을 경계한다는 의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 광고는 줄었지만 브랜드 이미지 제고 광고도 결국 소비자에게 고금리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어 경계해야 한다”며 “저축은행에 대한 하반기 종합검사 계획이 잡힌다면 집중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kooill91@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