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장정석 감독, 솔로포 샌즈 또닥또닥
2019 KBO 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2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키움 샌즈가 8회초 좌중월 홈런을 날린 후 장정석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19. 8. 21.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하루 이틀만 배트를 잡지 않아도 사라지는 게 타격감이다. 하물며 3·4일 간격으로 경기에 임하면서 타격감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선두경쟁 중인 키움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은 상대팀이 아닌 유별난 ‘일정’이 될 수 있다.

유일하게 돔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키움은 다른 9구단과는 사뭇 다른 정규시즌 막바지를 보낸다. 홈경기 우천취소가 없기 때문에 잔여경기 일정에 임하기 전까지 10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다. 잔여경기 일정에 들어가면 원정경기만 소화하며 시즌을 마친다. 올시즌에도 키움은 잔여경기 일정이 시작된 지난 14일 이전까지 10구단 중 가장 많은 137경기에 임했다. 그리고 정규시즌 최종전인 28일까지 단 7번의 원정경기만 치른다.

언뜻 유리해 보일지도 모른다. 약 보름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7경기만 하면 된다. 시즌 막바지 누적된 피로를 풀 수 있고 부상위험도 줄어든다. 선발 로테이션도 여유있게 돌릴 수 있다. 4·5선발투수를 불펜진에 넣고 상위 선발투수만 등판시키며 승률을 높이는 전략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쉬는 만큼 경기 감각은 떨어진다. 야수들에게 떨어진 경기감각은 치명타로 작용한다.

숫자가 이를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다. 키움은 돔구장을 쓰기 시작한 2016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늘 시즌 막바지 원정경기 일정서 5할 승률 이하를 기록했다. 2016시즌에는 4승 8패, 2017시즌에는 2승 7패, 2018시즌에는 1승 2패에 그쳤다. 올시즌도 지난 24일 광주 KIA전에서 패하며 2승 2패를 기록 중이다. 1위 경쟁팀인 SK, 두산과 원정경기서 승리했으나 한화, KIA에 덜미를 잡혔다. 한화전에선 0-1, KIA전에선 0-5로 무릎을 꿇었다.

패배 원인이 한 눈에 보인다. 떨어진 경기감각이 타격침체란 결과를 낳았다. 키움은 2016시즌에도 잔여경기 기간 팀타율 0.282·팀OPS(출루율+장타율) 0.748로 시즌 팀타율 0.293·시즌 팀OPS 0.808보다 낮은 수치를 찍었다. 올시즌에도 키움은 팀타율 0.283·팀OPS 0.771로 두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올랐지만 잔여경기 기간에는 팀 타율 0.217·팀OPS 0.567로 급추락했다. 매일 경기를 치르며 감을 유지해야하는 타자 입장에서 이틀 쉬고 한 경기, 나흘 쉬고 다시 한 경기를 치르는 것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물론 돔구장을 사용하는 데 따른 장점도 뚜렷하다. 3월부터 9월 중순까지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정한 환경에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여름만 되면 모든 구단이 키움과 원정경기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는 이러한 장점이 고스란히 단점으로 다가온다. 키움 트레이닝 스태프는 원정경기가 반복되는 잔여경기 일정에 휴식과 기술훈련을 병행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구성하지만 실전없이 경기감각을 유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현재 키움은 오는 27일과 28일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2경기에 임하며 정규시즌 마침표를 찍는다. 키움에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롯데전 2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두산이 앞으로 5경기서 3승 이하, SK는 5경기서 2승 이하를 거두는 것이다. 키움과 두산, SK 세 팀 성적이 나란히 동률이 되면 타이브레이크 규정상 세 팀의 상대전적을 합산해 우위를 가린다. 키움은 두산과 9승 7패, SK와 8승 8패, 총합 17승 15패로 1위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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