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풀인풀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사풀인풀’이 첫 방송부터 강렬한 전개로 눈길을 끌었다. 얽히고 설킨 주인공들의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풀려나갈지 궁금증이 더해졌다.

28일 오후 첫 방송된 KBS2 새 주말극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하 사풀인풀)에서는 자살한 구준겸(진호은 분)의 죽음을 사고사로 덮으려는 선우영애(김미숙 분)와 딸 김청아(설인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2009년 여름, 고3인 김청아(설인아 분)은 꿈도 없고 목표도 없는 아이였다. 반면 재벌가 입성이란 꿈을 이루기 위해 아나운서가 된 김설아(조윤희 분)는 강북에서 청담에 있는 고액의 헬스장까지 다니며 운동을 했고 그곳에서 인터마켓 대표 도진우(오민석 분)와 첫 만남을 갖게 됐다.

아무런 의욕도 없던 김청아는 사실 학교 폭력의 희생자였다. 그는 자살을 하기로 결심하고 학교를 가지 않고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했다. 기차 안에서 군으로 복귀하는 구준휘와 만난 김청아는 잘생긴 그에게 첫눈에 반했다. 그는 “이번생은 여기까지니까 다음 생에 만나요 우리”라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구준휘에게 걱정인형을 남기고 떠났다.

재벌가 출신 판사인 홍유라(나영희 분)는 생일을 맞은 고3인 둘째 아들 구준겸(진호은 분)을 위해 손수 미역국을 끓였다. 형 구준휘(김재영 분)와 함께 화목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 구준겸. 모범생에 부족한 것 없어 보이던 구준겸은 사실 김청아와 같은날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기로 한 모임 멤버였다.

구둔역에서 처음으로 만난 김청아와 구준겸. 이들은 펜션을 잡고 번개탄을 피워 자살을 하려 했다. 왜 죽으려 하냐는 구준겸의 물음에 “왕따야 나, 한 2년쯤 됐나. 반년만 견디면 졸업인데 그걸 못 견디겠어”라고 털어놨고, 같은 물음에 구준겸은 “나 괴물이 돼버렸어. 사람을 잡아먹어. 한 명이 며칠 전에 죽었어”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사풀인풀2

구준겸은 펜션에 잠든 김청아를 놔두고 홀로 강가로 향했고, 형이 생일선물로 사준 운동화를 신고 엄마가 준 시계를 차고 한손엔 김청아의 명찰표를 든 채 물에 빠져 숨졌다. 잠에서 깬 김청아는 구준겸이 남기고간 편지를 발견했고 거기엔 “넌 꼭 살아. 넌 피해자니까 난 널 만나서 참 좋았어. 내 몫까지 살아줘 오늘처럼 떡볶이 하나에도 행복해하면서 잠시 부는 바람에도 고마워하면서. 이제 넌 혼자가 아니야. 내가 항상 지켜줄게. 혼자여서 외로울 땐 하늘을 올려봐”라는 글이 담겨 있었다.

냇가에서 구준겸의 신발을 찾은 김청아는 물 속으로 들어갔고 구준겸을 건져 올렸지만 이미 숨진 뒤였다. 놀란 김청아는 엄마 선우영애(김미숙 분)의 전화를 받고 “나랑 같이 죽기로 했는데 준겸이가 혼자 죽었어. 준겸이 어떡해? 나 어떡해?”라고 말했고 곧장 선우영애는 딸이 있는 곳으로 갔다.

놀란 마음에 선우영애는 “쟤(구준겸)처럼 안돼서 다행이야”라고 오열했다. 그러면서 딸 김청아가 자살방조범이 될까 걱정한 그는 “구준겸은 사고로 죽은 거다. 얘가 널 좋아해서 오늘 놀러 온 거다”라고 말하며 김청아와 함께 극단적 선택을 준비한 흔적들을 없앴다.

‘사풀인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 사람들의 인생재활극으로,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 드라마다.

베일을 벗은 ‘사풀인풀’은 첫회부터 긴장감 넘치는 전개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자살의 결심한 미성년자와 자신이 괴물이라고 말하는 소년의 죽음, 그리고 딸을 자살방조범으로 만들 수 없는 엄마의 비뚤어진 모성애까지. 진호은이 숨긴 비밀은 무엇이며, 이러한 비극 속에서 과연 주인공 설인아는 어떻게 될지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매주 토요일,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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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KBS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