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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과 라운지 서비스 실무를 담당하는 이석우 커머셜본부 과장(왼쪽)과 유기원 커머셜본부 대리(오른쪽)가 제주항공 모형 비행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선율 기자.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저비용항공사(LCC)들이 전반적인 항공 업황 불황에 기내식, 프리미엄 좌석, 수화물 추가 등 유료 부가수익 창출로 새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국내 항공사 최초로 국제선 기내식을 전면 유료화에 나서는 등 유료 서비스 영역을 폭넓게 확대 중인 제주항공은 올해부터 ‘충성고객 확대’를 목표로 국제선 공항 라운지 개설 및 전문요리사가 개발한 메뉴 도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둘다 유료서비스이지만 대형항공사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품질에 가격부담은 낮춰 차별화를 꾀했다.

기내식과 라운지 서비스 실무를 담당하는 유기원 커머셜본부 대리와 이석우 커머셜본부 과장을 서울 강서구 제주항공 본사에서 만나 제주항공이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에 대한 소개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기내식 판매량 60% 증가, 김풍 메뉴로 선택권 확대

우선 기내식의 경우 매년 수량과 금액 등에서 수익이 늘며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9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제주항공의 기내식 판매량은 60%가까이 늘었고, 금액 기준으로도 30%~40%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러한 이유로 제주항공은 기내식 메뉴를 더욱 늘려, 신규 수요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은 웹툰 작가이자 요리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풍 작가와 기내식 메뉴를 함께 개발한 일명 ‘풍밥’을 지난 1일 처음으로 선보였다. 김풍 작가와 협업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유기원 대리는 “김풍 작가는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 기상천외한 재료를 활용해 새로운 맛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 점이 제주항공과도 닮았다고 봤다. 또 그의 정식 직업은 전문 셰프가 아닌 웹툰작가로, 현재 전문 식당을 운영하지 않아 그의 요리를 맛볼 기회가 흔치 않다. 이번 협업을 통해 재미있는 요리과정에서 탄생한 기내식을 먹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보자는 취지에서 ‘풍밥’을 선보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풍밥
제주항공이 지난 1일 첫선을 보인 김풍 작가의 국제선 기내식 ‘풍밥’. 제공|제주항공

제주항공의 대부분 기내식은 사전 주문제로 운영되지만 불고기덮밥의 경우 현장구매도 가능해 기내 1위 메뉴로 인기를 끌었다. 향후 사전 주문 메뉴를 늘릴 의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탑재공간이 제한돼 많이 늘리는 것은 어렵지만 바로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메뉴와 수량을 늘리려고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내식은 주로 괌, 사이판, 다낭, 마카오 등 3시간 이상 걸리고, 가족단위 여행이 잦은 휴양지를 중심으로 이용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이 기내식 가격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고기 값이 폭등했지만,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며 식재료 값이 올랐다고 기내식에 대한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시킬 수 없다”면서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외 승객들을 위한 특화된 메뉴도 있다. 제주항공은 동방신기를 모델로 활용한 기내식 메뉴가 있는데 이 메뉴는 특히 일본 승객들이 기내식 때문에 한국 여행을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유 대리는 “시즌마다 메뉴 구성은 다른데 마카롱, 치즈, 초코렛, 와인 등과 함께 모형비행기, 동방신기 굿즈 등을 6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해당 상품을 구매하면 기내식도 같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제주항공은 LCC최초로 유료 기내식 서비스를 진행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유 대리는 “유상판매를 최초 시도하다보니 손님들의 불평이 많았다. 유상판매 적용하기 전인 5~6년전에는 삼각김밥을 무료로 제공했는데 모두가 만족하지 않았고 일부에서는 ‘겨우 삼각김밥이냐’는 불만도 있었다. 이럴 바에 제대로 갖춰 판매하는게 낫겠다 싶어 기내식 유료화를 시도했고, 대신 다양한 가격대와 메뉴 구성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지금은 인지도가 쌓이고, 인식이 개선돼 만족하는 분들이 많다. 향후에도 유료 정책은 이어나갈 것이며, 대신 선택권을 다양하게 제공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CC최초 전용 라운지, 수익보단 안정화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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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인천공항에서 운영하고 있는 JJ라운지. 제공|제주항공

지난 6월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최초로 인천공항에 마련한 전용 라운지 운영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JJ라운지’는 색다른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한편 환승 수요도 늘리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LCC에서 라운지를 이용하는 일에 익숙치 않은 승객들이 많다. 이에 제주항공은 최근 할인 프로모션을 활발하게 펼쳐 ‘입소문 효과’를 노리고 있다.

이석우 과장은 “6월 오픈일부터 현재까지 이용 승객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 라운지는 쾌적하고, 가족단위 고객을 배려해 화장실도 내부에 별도로 설치했다. 또 여성승객을 위한 파우더룸, 가족석을 위한 공간 등도 마련됐다. 특히 식사는 뷔페식으로 고객이 원하는 구성으로 조합해 즐길 수 있으며 보말죽, 성게미역국, 한라산 표고버섯 소고기볶음 등 제주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제주 위트에일 등이 준비됐다. 또한 추석, 설날, 복날 등 시즌별로 메뉴 구성을 다양화해서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가격 부담도 낮췄다. 라운지 이용 가격은 최저 9900원~최대 2만5000원선으로 FSC(대형항공사) 대비 크지 않은 편이다. 라운지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 과장은 “기내식이나 라운지나 마찬가지로, 장기적으로 수익을 넘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선택권을 다양하게 부여해 혜택을 드리면 충성고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서다. 라운지 운영에 있어 수익만이 목적이었다면 ‘프라이어리티 패스(PP)’ 카드도 운영했을 텐데 그렇게 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라운지 이용 요금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공권 운임과 에어카페·기내식·좌석·라운지 등 비용체계는 별개”라며 “2만5000원을 넘지 않는 선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수익성에 대한 기대효과와 계획에 대해서는 “올해까지는 다른 곳에 라운지 개설을 하는 것보다는 인천공항 라운지 안정화에 집중할 것”이라며 “(라운지) 이용고객을 많이 확보하고, 더욱 많이 알리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내년부터 이용 승객이 늘어나면 안정적인 수익 창출도 같이 일어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