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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 27일 캐나다 킬로나에서 열린 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2차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제공 | 유영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포스트 김연아’ 선두 주자로 꼽히는 유영(15.과천중)이 자신의 첫 시니어 그랑프리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성공시키며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유영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킬로나 프로스페라 플레이스에서 열린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5.03점, 예술점수(PCS) 65.24점에 감점 1점을 받아 139.27점을 획득했다. 전날 78.22점으로 쇼트프로그램 2위를 차지했던 유영은 이날 프리스케이팅까지 총점 217.49점을 받아 참가 선수 12명 가운데 3위를 차지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프로그램과 총점에선 개인 최고점(종전 쇼트프로그램 70.47점, 총점 200.89점)을 갈아치웠다. 프리스케이팅에선 자신이 받은 최고점수(141.25점)에 약간 못 미쳤다. 유영이 이날 얻은 217.49점은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기록했던 당시 세계기록 228.56점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높은 점수다. 시니어 그랑프리 메달 획득은 김연아(금7 동1)와 임은수(동1)에 이은 한국 여자 싱글 사상 3번째다.

이날 출전 선수 12명 가운데 10번째를 배정받은 유영은 영화 ‘에비타’의 사운드트랙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수행점수(GOE) 가산점 2.17점을 챙겼던 트리플 악셀을 이날도 첫 과제로 펼쳤으나 착지가 흔들리며 엉덩방이를 찧었다. 여기서 실수가 나오며 GOE 4점 감점을 받았다. 그러나 유영은 이후 정신력을 다 잡고 나무랄 데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루프, 트리플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벽하게 뛰었고, 기본점수 가산점 10%가 붙는 연기 후반부의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더블 악셀도 가볍게 성공했다. 트리플 플립에서 어텐션(에지 사용주의) 판정을 받은 게 유일한 아쉬움이다. 레이백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 플라잉 카멜 스핀을 모두 레벨4로 처리하며 시니어 그랑프리 데뷔전에서 메달을 수확하는 성과를 올렸다.

[포토] 과천중 유영, 열연을 마치는 인사~
유영이 지난 13일 서울 태릉선수촌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0 유스 올림픽 파견 선수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을 하고 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유영은 이 대회가 자신의 생애 첫 시니어 그랑프리 무대여서 동메달이 더욱 값지다. 특히 이번 대회에선 지난해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러시아), 지난해 그랑프리 파이널 금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에이스 기히라 리카(일본), 지난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우승자 러시아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러시아), 평창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가브리엘 데일먼(캐나다), 일주일 전 그랑프리 1차대회 은메달리스트 브래디 터넬(미국) 등 강자들이 대거 출전해 총 6차례 그랑프리 대회 중에서도 ‘죽음의 조’로 꼽혔다. 그 만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유영이 포디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를 무려 3번이나 성공시킨 트루소바가 총점 241.02점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했다. 이틀간 총 3번의 트리플 악셀을 해낸 기히라가 230.33점으로 은메달을 따냈다.

대회가 끝난 뒤 유영은 스포츠서울 등 국내 언론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시니어 첫 (그랑프리)대회라 많이 긴장되고 실수가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후회는 없다”고 밝게 웃었다. 특히 트리플 악셀을 실전(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 없이 수행했다는 데 대해서 크게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프리스케이팅에서의 착지 실패는 과제로 남았다. 유영은 “트리플 악셀을 더블 악셀처럼 뛸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 한다. 그간 연습량의 50% 이상을 트리플 악셀에 쏟았기 때문에 스핀이나 스케이팅 스킬이 많이 부족하기도 했다”는 냉정한 진단을 내렸다.

유영은 이번 시즌엔 시니어 그랑프리에 한 번만 출전할 수 있었다. 다만 3~6차대회에 기권자 등이 나오면 한 번 더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랑프리 추가 출전이 없다면 12월13~15일 국내 주니어와 시니어 선수들이 총출동하는 ‘2019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회장배 랭킹대회(랭킹배)’가 다음 대회다. 그는 “랭킹전에 앞서 한국에 일찍 귀국할 계획이다. 학교도 가야 하고 병원 진료도 받으려고 한다”며 “무슨 일이든 처음이 있다. 열심히 해서 다음 대회에서는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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