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3번홀 드라이버 티샷 날리고 있다
제공 | KLPGA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연습라운드도 다 소화 못 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이후 처음으로 ‘기권’을 선언한 세계 랭킹 1위인 고진영(24)과 관련해 소속사인 갤럭시아SM 측은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 악화가 주된 원인이었다고 강조했다. 고진영은 2일 대만 신베이시 미라마르 골프 컨트리클럽(파72·6437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타이완 스윙잉 스커츠 3라운드에서 기권했다. 지난해 LPGA투어에 진출해 올 시즌 앞서 올해의 선수를 확정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그가 뜻밖에 대회를 포기한 것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진영은 3라운드에서 10개 홀을 돌았는데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2라운드까지 3오버파로 부진했던 그는 이날 역시 버디 1개, 트리플 보기 1개로 2타를 잃은 가운데 끝내 기권했다. 갤럭시아SM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달 29일 공식 연습 라운드에도 심한 몸살기운으로 라운드를 소화하기 어려워했다. 결국 3개 홀만 돌고 쉬었다”며 “프로암 대회 날이었던 30일에도 몸 상태가 회복되지 않았다. 목이 부었고 두통까지 심해져 대회 측에 양해를 구한 뒤 프로암에 불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전되지 않은 몸으로 1라운드에 나섰는데 마지막 홀이었던 18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서 연습 스윙을 하던 중 왼 발목에 통증을 느껴 티샷할 수 없었다. 다음 차례인 웨이링 수에게 먼저 티샷하기를 요청했고 마지막으로 티샷한 뒤 라운드를 마쳤다”고 했다. 고진영은 그 후 왼 발목에 테이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아SM 측에 따르면 고진영은 애초 2라운드에 앞서 기권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강행했다. 하나 관계자는 “몸 상태가 심각하다고 여겨서 선수에게 기권을 권했는데 선수가 대만 현지 팬을 포함해서 여러 팬에게 실망을 끼치고 싶지 않다고 해서 진행했다. 그러나 2일 3라운드에 왼 발목 통증이 지속돼 밸런스가 무너졌고 오른 발목까지 통증이 시작돼 동반 선수에게 양해를 구하고 기권했다”고 밝혔다.

대회를 앞두고 감기 몸살에 시달리면서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 고진영 소속사인 갤럭시아SM 측에 따르면 고진영은 1라운드 막바지 왼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까지 떠안았다. 최근 5개 대회 연속 출전으로 강행군을 벌인 고진영은 피로가 누적되면서 끝내 LPGA투어 진출 이후 처음으로 기권을 선언했다. 이날 역시 10번 홀까지 버디 1개, 트리플보기 1개로 2타를 잃었다.

고진영은 최근 LPGA투어 뿐 아니라 국내 대회까지 소화하는 등 5주 연속으로 강행군을 벌였다. 충분히 피로가 누적돼 잔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고진영이 평균타수 1위를 지키기 위해 타수 관리 차원에서 포기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였다. 그러나 소속사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실제 고진영은 이전까지 68.933으로 2위인 김효주(69.492)와 격차가 크다. 이 대회 3라운드까지 둘의 성적을 더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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