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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2019시즌 상위권 팀들이 예상치 못했던 변수와 마주했다. 기량이 증명된 외국인선수들과 재계약을 계획했으나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이별하는 모양새다. 대체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여부에 따라 2020시즌 순위표가 결정될 게 분명하다.
통합우승팀 두산부터 외국인 원투펀치 라인이 흔들리고 있다. 두산은 메디컬 테스트에 대한 입장을 바꾼 세스 후랭코프를 어쩔 수 없이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후랭코프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22경기 117.1이닝만 소화한 바 있다. 몸상태에 물음표가 붙은 상황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거부한 만큼 두산 입장에서는 후랭코프를 대신할 투수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겪으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 또한 빅리그 재진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드블럼은 지난 2년 동안 한국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만큼 마지막 메이저리그(ML) 도전 혹은 더 나은 조건으로 일본무대 진입을 생각하고 있다.
외국인선수 3명과 순조로운 재계약을 바라봤던 키움도 예상치 못했던 일과 마주했다. 외국인타자 중 최고 활약을 펼친 제리 샌즈가 메디컬 테스트 없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시즌 후반 무릎 부상에 시달린 샌즈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좀처럼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샌즈 측에 이미 인상된 몸값을 제시했는데 답이 없다. 어차피 재계약을 하게 된다면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그런데 거기서 무릎 이상이 발견되면 우리는 외국인타자 영입 작업을 새로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샌즈의 대안을 찾는 플랜B도 동시에 진행할 뜻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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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2위 SK는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을 제외한 선발투수 2명을 모두 바꿨다. 시즌 막바지 구위저하를 겪은 헨리 소사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고 앙헬 산체스에게는 다년 계약까지 제안했으나 답이 없자 빠르게 대체자와 계약했다. SK는 2020시즌 닉 킹엄과 리카르도 핀토로 외국인 원투펀치를 재편한 상태다. 김광현까지 빅리그 진출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선발진 세 자리가 바뀔 가능성이 높다. 4위 LG는 카를로스 페게로 대신 1루수 외국인타자를 몰색 중이고 5위 NC는 이미 우완 마이크 라이트와 우타 외야수 애런 알테어를 영입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T, 삼성, KIA, 한화, 롯데 중 한화를 제외한 네 팀은 최소 한 명 이상의 외국인선수를 교체했거나 교체할 방침이다.
시장에 선수는 많다. 이제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일본이나 한국을 응시한다. 하지만 100만 달러 상한제로 인해 특급 외국인선수를 두고 일본 빅마켓 팀과 경쟁하는 데에는 무리가 따른다. 2018시즌 빅리그에서 20홈런을 터뜨린 좌타 1루수 저스틴 보어 또한 일찌감치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계약을 맺었다. 보어의 2019시즌 연봉이 250만 달러였던 것을 고려하면 한신은 보어에게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언제나 그랬듯 2020시즌도 ‘전력의 반’인 외국인선수가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새 얼굴이 부쩍 늘어난 만큼 각 구단 스카우트와 프런트 역량에 따라 2020시즌 순위표가 결정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