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헝가리가 포기한다고 할 때 여드름이 팍 터지는 기분이었어요. 아니면 숙변이 내려가는 느낌이랄까요. 후련했습니다.”
한국 청각장애인 여자 컬링대표팀이 14일 이탈리아 마데시모의 치르콜로 아치아토리 마데시모에서 열린 2019 발테리나 데플림픽(청각장애인 올림픽) 헝가리와의 예선 2차전에서 8-4로 승리했다. 마지막 한 엔드를 남기고 9엔드에 헝가리 대표팀이 기를 더 이어가지 않겠다고 기권하며 한국 대표팀은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대표팀은 전날 치른 중국과 붙은 예선 1차전도 9-7의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중국에 이어 헝가리전 에서도 승리하며 한국은 2연승을 달렸다. 총 7팀이 출전한 여자 컬링은 캐나다전까지 승리하면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다.
대부분이 20대 초반인 여자대표팀의 힘은 최고조의 호흡이다. 훈련 때는 ‘혜빈’이란 이름만 들리는데 보청기를 끼고 훈련하지만 경기에서는 보청기를 낄 수 없다. 하지만 고요하게 진행되는 컬링경기장에서 실전에 들어가서도 팀원 오혜빈(19)의 이름을 부르던 습관이 몸에 배 경기 때도 들리지 않는 이름을 부른다.
정작 당사자는 자신의 이름을 못 듣지만, 선수들은 “텔레파시가 통해 안 들려도 이름을 부르고 있으면 쳐다보고 스위핑을 시작한다”며 웃었다. 15일 예정된 캐나다와의 예선 3차전도 이같은 찰떡 호흡으로 이기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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