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방송인 김구라가 대상 소감이 아닌 ‘후보 소감’으로 높은 화제성을 얻으며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방송인 김구라의 유쾌한 입담과 소신 발언이 ‘2019 SBS 연예대상’에 이어 29일 열린 ‘2019 MBC 연예대상’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김구라는 이영자·유재석·박나래·전현무·김성주 등과 함께 대상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전날 열린 ‘2019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후보에 오른 김구라는 “연예대상이 물갈이할 때가 됐다”, “구색맞추기는 그만해야 한다” 등 소신발언을 해 연일 실검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김구라가 마이크를 잡기 전부터 이날 시상식을 참석한 많은 출연진들이 “구색”이란 단어를 수시로 언급하기도 했다.
‘전참시’ 이영자는 과거 유행어 ‘살아 살아 내 살들아’를 응용해 “상아 상아 내 상들아, 1년 겨우 버티고 남에게 가는구나”라며 “나도 안다. 내가 구색이라는 것을. 나도 안다. 내가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올해 MBC의 병풍이다”고 말해 김구라의 사이다 일침을 연상시켰다. 이어 ‘나혼자산다’로 대상후보에 오른 전현무는 “저도 구색이다. 이 자리를 빛내고 있단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의식한듯 대상후보 인터뷰에서 김구라는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더라. 유재석 씨가 대상을 받았는데 검색어에 제가 올라 죄송스러웠다”고 운을 뗐다. 이어 논란이 된 박나래, 김성주의 리액션에 대해 “제가 과장된 퍼포먼스를 하는 와중에 김성주와 박나래가 예능적인 리액션 해준거다. 박나래가 너무 괘념치 말길 바란다”며 다독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도 어김없이 김구라의 솔직한 발언이 이어졌다. 그는 “연예대상 시상식이어서 평소 생각했던 걸 과장된 퍼포먼스로 얘기한 건데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아침에 많은 분들께 문자를 받았다. 특히 방송사 PD들에게 연락 많이와서 자신들이 본부장이 되면 형 말대로 개혁적인 조치로 시상식을 없애보겠다 했는데, 그들이 본부장 될 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연예대상이 위기라고 했지만 MBC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인물 중심으로 가고 있고 유산슬-박나래 양강구도로 가서 시청률도 기대해도 좋을 거 같다”고 말하면서도 “이런 기대감들 때문에 여러 본부장들이 아직 기득권을 놓지 못하는 거다”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어 대상의 자격에 대해 “받아야될 때가 됐고, 방송사에서도 줘야 편하고, 받는 이도 당당해야 한다. 이 세가지가 부합해야 하는데 저와 몇분은 맞지 않는 거 같다”며 “박나래, 유재석 씨가 유력한 거 같다. 어제 유재석이 받아서 약간 변수가 생길 것도 같다”고 예상했다.
‘올해의 예능인상’ 트로피를 받으며 6명의 대상 후보가 한자리에 모인 자리에서도 김구라의 유쾌한 입담이 이어졌다. 유재석, 박나래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본인들을 “구색”이라고 표현하며 한켠으로 비켜섰고, 대상 수상자가 실천해야 하는 공약에 대해서도 부담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장난을 주고 받았다. 이에 김구라는 “이런 풍경이 벌어지는 곳은 대한민국 연예대상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상 소감이 아닌 ‘후보 소감’으로 높은 화제성을 얻은건 굉장히 이례적인 행보다. 이는 많은 이들이 ‘상 나눠주기’로 구색맞추기 식의 연말 시상식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소 과장스럽고 장난스러운 김구라의 발언에도 묵직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2019 MBC 연예대상’에는 유재석, 박나래, 이영자 등 올 한 해 MBC 예능을 빛낸 최고의 예능스타들이 총출동했다. 전현무, 화사, 피오가 MC를 맡았고, 축하공연은 전현무-홍현희, 노라조, 화사, 유재석-조세호 등이 꾸몄다. 대상의 영광은 박나래에게 돌아갔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