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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배우 권상우와 정준호가 ‘히트맨’으로 설연휴 극장가에 ‘빅웃음’을 장전한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히트맨’(최원섭 감독)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 분)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버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이다.

개봉에 앞서 14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히트맨’은 유쾌함과 통쾌함을 동시에 지녔다. 2000년대 초반 ‘동갑내기 과외하기’, ‘두사부일체’, ‘가문의 영광’ 등으로 이미 코믹으로 인정받은 두 고수 권상우, 정준호가 만났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모았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다.

그에 걸맞게 ‘히트맨’은 철저하게 코믹 액션물이라는 장르에 충실했다. 그러면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 어린 시절, 예기치 못한 사고로 부모님을 떠나 보낸 준은 만화를 그리며 부모님을 회상한다. 하지만 운동선수 부모님 밑에서 태어난 준의 피지컬적 능력을 알아본 전설의 국정원 악마교관 덕규(정준호)는 “무슨 만화냐. 더 큰 꿈을 가져라. 나라를 위해 일해야 한다”라며 어린 준을 데려가 비밀병기로 키운다. 그런 그를 보고 꿈을 키우는 또 다른 요원 철(이이경)도 있지만, 준을 제2의 인생을 꾸린다.

히트맨

이후 펼쳐지는 준의 결혼과 육아, 악플에 시달리는 웹툰 작가로서의 인생 2막은 ‘짠내’에 가깝다. 마감에 시달리고, 아내 미나(황우슬혜)에게 용돈 만원이라도 더 받기 위해 애쓰는 남편이다. 하지만 술김에 그린 과거 경험이 담긴 웹툰이 얼떨결에 연재되면서 ‘히트맨’의 장르 역시 변주한다.

이전까지가 코믹에 집중했다면 잡히지 않기 위해, 또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권상우의 화려한 액션신이 일품이다. 여기에 정준호, 황우슬혜, 이이경도 각자의 액션들을 선보이는데 어딘가 모르게 어설프면서도 끝내 목표한 바를 이루고마는 히어로 군단을 보는 듯 하다. 초반에는 권상우 개인의 능력이 빛난다면 뒤로 갈수록 아역 이지원까지 합세해 모든 배우들의 시너지가 빛을 보는 작품이다.

이처럼 극이 전개될수록 코믹과 액션이 적절하게 배합된 스토리로 다양한 장르를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무쌍한 매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나아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권상우에게서는 현실 가장의 ‘피 땀 눈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악역인듯 악역이 아닌 정준호와 적재적소에 웃음을 투하하는 황우슬혜, 이미 연기력을 입증받은 이이경과 이지원까지 ‘연기 맛집’이다. 예상치 못한 구간에서 터지는 애드리브의 향연은 코믹 영화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여기에 실사 영화 뿐 아니라 웹툰이 함께 삽입돼 보는 재미를 더하고, 새로운 장르도 개척했다.

웃기면서 따뜻하고 감동까지 챙겼으니, 그야말로 까도까도 양파같은 매력의 영화라 볼 수 있다. 배우들의 말처럼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인 것. 그 중에서도 단연 ‘히트맨’의 무기는 웃음이다. 22일 나란히 ‘남산의 부장들’(우민호 감독), ‘미스터 주: 사라진 VIP’(김태윤 감독)와 동시 개봉해 경쟁을 펼친다. 결코 쉽지 않은 대진표지만 ‘히트맨’이 설연휴 극장가에서도 진면목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