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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지난해 부진이 크게 느껴지더라.”
2020년에도 주장 완장을 달고 뛰는 오재원(35·두산)의 새 시즌엔 많은 것이 달려있다. 지난해 그려냈던 완벽한 우승 드라마와 구단의 신뢰에 대한 보답을 일궈내야 한다.
오재원은 지난 22일 3년 최대 19억 원에 두산과 재동행을 택했다. 정규시즌 98경기 타율 0.164(177타수 29안타)의 부진에도 좋은 조건에 도장을 찍으며 주장으로서의 무형적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30일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로 떠난 오재원은 출국에 앞서 “좋게 평가해 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몸이 조금 더 힘들고 귀찮더라도 두산의 문화에 맞게 솔선수범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장’의 무게는 여전히 어깨를 누르고 있지만, 오재원은 스스로를 믿었다. 그는 “매년 결과에 집착했었다. 올시즌엔 제가 해왔던 것을 믿고 할 생각”이라며 “주장을 맡은 지 오래 됐기 때문에 말하지 않아도 팀원들끼리 통한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굳게 말했다. 지난해 부진에도 크게 게의치 않겠다는 쪽이다. “야구를 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또다른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장기전에 들어섰던 재계약 협상에 대해서도 어렵게 입을 열었다. 최종 계약 내용 3년 19억 원에 도장을 찍었지만, 두산이 초반에 내민 조건에는 ‘4년’이 적혀있었다. 지난해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한 탓에 오재원이 직접 계약서 수정에 나섰고, 구단도 선수의 의견을 존중했다. 그는 “기간은 제가 3년으로 줄였다. 지난해 부진이 저한테 크게 다가왔다”며 “조금 더 노력하자는 의미로 그렇게 얘기했다. 공감대가 형성이 됐고, 저도 아직 늙지 않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볼 것”이라 설명했다.
어렵게 다시 오른 주장 자리. 2020년 또 한 번의 우승을 노리는 두산엔 고락을 함께했던 오재원의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그는 “두산만의 저력이 있기 때문에 위기 때마다 헤쳐나올 것이다. 끈끈한 팀워크가 매년 좋아지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며 또 한 번의 ‘정상’ 등반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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