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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왼쪽) 총괄선대위원장과 태구민 강남갑 당선자. 세계일보 허정호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탈북자 출신으로는 최초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강남 갑에 당선된 미래통합당 태구민 당선인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 이번 당선을 계기로 강남구를 열악한 상황에 처한 탈북자들의 보금자리로 만들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서울 강남구 재건축 지역에 탈북자 새터민 아파트 의무비율로 법제화 시켜주세요’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자는 “냉전시대의 수구적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넘어 태구민씨를 선택해 준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 의식과 시대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면서 서두를 시작했다.

이 청원자는 “현재 국내 거주 중인 탈북자 수는 약 4만명이다. 그리고 매년 1000명 내외의 탈북자분들이 국내로 입국하는 추세다. 모두 주지하다시피 현재 이분들에 대한 복지와 특히 안정적인 거주지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분들은 현재 정부의 코로나19 복지에서도 다소 열위에 있는 상황이다”라면서 탈북자들이 처한 열악한 처지를 알렸다.

이어 “강남구 전지역을 대상으로 재건축·재개발 시 의무적으로 새터민 아파트를 넣어달라. 강남구민들의 높은 정치의식을 기반으로 생각해볼 때 분명 반대는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또한 강남의 높은 생활 수준을 그분들이 삶으로 체험한다면 분명 대한민국에 대한 사랑도 더 커질 것 같다. 더불어 현재 중국의 조선족분들도 귀화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이 분들의 정착지도 강남에 넣어주시는 것 또한 고려해달라”고 주장했다.

관련 청원은 현재 3만3559명이 동의했고, 청원마감은 5월16일까지다.

국민청원
탈북자 출신 최초로 태구민 미래통합당 후보가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된 가운데, 강남구에 새터민 시설을 의무설치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출처|청와대홈페이지

한편 태구민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공사 출신으로 2016년8월 가족과 함께 탈북해 국내에 거주 중이다.

태 당선인은 16일 당선이 확정된 뒤 “분단 70여년 역사에서 한 번도 북한 출신 의원이 지역구에서 선출된 적이 없는데 저는 이것이 바로 남북 간에 주민들 사이에 화해와 화합, 통일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러한 흐름이 계속 이어지면 이 과정이 곧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로 가는 그런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벅찬 당선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우리 국회와 우리 정부가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지속 가능하고 현실 가능한 대북정책을 펴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바칠 계획이다”라는 뜻을 전했다.

서울에서 가장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는 강남 갑에서 왜 자신을 뽑았는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는 듯한 대답도 이어졌다.

그는 “대단히 미흡한 점이 많고 아직 강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강남 주민들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찾아서 온 저의 용기를 보고 더 큰 일을 해보라고 저를 선택하신 것 같다. 강남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꼭 열심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