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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2020 김태형호’의 격전지 2루는 누가 꿰차게 될까.
2020시즌 개막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선수단도 막바지 컨디션 조율에 한창이다. 맡은 포지션에서 주전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선수들은 사령탑과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아야 해 배의 노력을 들여야 한다. 리그 톱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두산 내야진도 마찬가지다. 1루수 오재일, 3루수 허경민, 유격수 김재호로 큰 틀이 짜인 두산 내야에서는 주장 오재원(35)과 최주환(32)이 주전 2루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두 사람은 스프링캠프 이후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 꾸준히 2루수로 출장해 주전 테스트를 받았다. 당장 자체 평가전 성적만 보면 최주환이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총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0(46타수 17안타)으로 좋은 타격감을 유지 중이다. 오재원은 총 11경기에 나서 타율 0.167(30타수 5안타)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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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보다 타격에 강세를 보였던 최주환은 2018년 지명타자로 나서 타율 0.333 26홈런 108타점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올겨울엔 8㎏ 체중 감량에도 성공해 스피드와 민첩함이 생겼고,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력까지 강화했다. 올시즌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지명 타자 자리를 꿰찰 확률이 높아 최주환으로선 2루수 자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올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도 얻기 때문에 여러모로 동기부여가 확실한 해다. “지난해 부상으로 시작은 늦었지만, 수확도 있었고 잘했다고 생각한다. 3년 수치로만 봐도 자신이 있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감은 충분하다.
오재원은 두산의 믿음에 보답을 해야 한다. 지난 시즌 종료 후 3년 19억 원에 재동행을 택했고, 다시 한 번 캡틴 완장을 달았다. 지난해 정규시즌 98경기 타율 0.164로 부진했던 만큼 재도약이 여느 해보다 절실하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1차 스프링캠프에서 중도 귀국했지만, 꾸준히 마인드 컨트롤과 타격 훈련을 병행하며 몸과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좋았었던 때를 기억하면서 단순하게 생각하려 한다. 생각이 많아지면 안 된다”고 각오를 다진 이유다. 김재호와 10년간 맞춰온 키스톤 호흡과 주장으로서의 책임감도 두산이 기대를 거는 부분 중 하나다.
김태형 감독의 머릿속엔 이미 완성본이 그려져 있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교류전에 내보낼 ‘베스트 라인업’ 구상을 마쳤다. 김 감독은 “개막전 대비니 거기에 맞춰서 준비하겠다. 베스트로 구성했고 지난해와는 큰 차이가 없을 예정”이라고 못 박았다. 최고의 시너지 효과와 성적을 낼 수 있는 조합으로 구성을 끝냈다는 의미다. 다만, 격전지 2루에 대해선 “그때 가서 봐달라”고 웃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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