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신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부직포마스크를 한 채 총리관저로 들어서고 있다. 출처|교도통신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전세계를 팬데믹에 빠뜨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올림픽 개최만 붙들고 있던 일본과 아베 신조 총리가 바이러스의 역습에 무너지고 있다.

대외적인 통계 수치 줄이기에만 급급하던 일본이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속출하며 감염자가 폭발하는 구간에 접어들었다.

NHK에 따르면 19일 일본에서 584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누적 확진자가 1만1145명으로 늘었다. 사망자수도 전날보다 17명 늘어나 237명이 됐다.

이는 일본이 그간 ‘의료붕괴’를 걱정해주던 한국을 넘어선 수치다. 반면 한국은 19일 기준 확진자는 전날보다 8명 증가해 1만661명, 사망자는 234명을 기록 중이다.

본격적인 감염자 폭발이 일어나며 일본 열도 1억2000만명 국민들이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아베 정부의 뒷북 행정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뒤늦게 긴급사태를 선포 후 “각 가구당 면마스크 2장을 주겠다”는 황당한 긴급대책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하지만 이 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NHK는 19일 “일본 정부가 임신부를 위해 배포를 시작한 천 마스크 중 일부에 오염 물질이 묻어 있는 등 불량품이 발견됐다. 이달 17일까지 80개 시초손(市町村, 기초자치단체)에서 일본 정부가 제공한 임신부용 천 마스크 중 일부에 ‘오염물이 묻어 있다’, ‘머리카락이나 먼지가 들어 있다’는 등의 보고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민영방송 네크워크 JNN에 따르면 벌레가 들어 있다는 보고 사례도 있었다. 당국이 확인한 결과 1900여장의 불량품이 발견됐다.

일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거액을 들여 추진하는 천 마스크 배포 사업이 곳곳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요앙시설과 복지시설 등에서 먼저 마스크를 받은 이들은 ‘마스크가 작아서 말할 때 끈이 풀어진다’, ‘귀가 아프다’, ‘빨면 줄어든다’는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고 앞서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은 19일 홈페이지에 올린 천 마스크와 관련한 질문과 답에서 천 마스크의 규격이 ‘세로 9.5㎝, 가로 13.5㎝의 시판품 성인용이며 입과 코를 덮기 위해 충분한 크기’라고 설명했지만 통상적인 규격과 비교하면 아동용에 가깝다.

후생노동성은 고무로 된 마스크 끈(귀에 거는 부분)이 끊어진 경우 테이프 끈 등으로 연결해 사용하라는 설명을 올렸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 가구에 천 마스크를 배포하는 사업 비용으로 예산 466억엔(약 5260억원)을 책정했다. 이 가운데 천 마스크 1억3000만장을 마련하는 비용이 338억엔(1장당 260엔)이고 나머지는 배송 및 포장 비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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