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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두산 내야수 오재원은 27일 잠실 SK전에 앞서 불규칙 바운드의 주범으로 그라운드에 과다하게 뿌려진 ‘컨디셔너’를 꼽았다. 사견을 전제로 밝힌 내용이다.
오재원은 “바운드가 이상하다. 많이 튄다. 지난해부터 그라운드의 느낌이 다르다. 우리팀 뿐 아니라 타 팀을 봐도 내야수가 놓칠 타구가 아닌데 잡지 못한다”라며 “컨디셔너는 자갈을 잘게 부순 느낌인데, 타구가 알갱이의 모서리에 맞으면 엄청 튄다. 그럴 때는 실력이 아닌 운에 기대야 한다. 나도 수비하다가 ‘제발 튀지 마라’고 혼잣말 할 때가 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컨디셔너와 인필드 믹스 등은 메이저리그에서 습도 조절과 그라운드 평탄 작업을 위해 사용된다. 그라운드는 수분을 적당하게 품고 있어야 경기력에 도움을 준다. 그런데 오재원이 지적한 부분은 국내 구장의 경우 컨디셔너가 과다하게 뿌려지는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다.
오재원은 “지난해부터 컨디셔너가 많아졌다. 몇몇 구장이 과하게 쓰는거 같다. 그라운드 상태가 좋으면 스파이크 징 자국만 남아야 하는데 모래사장처럼 퍼진다. 그런 곳에 타구가 맞으면 불규칙 바운드가 나오고 수비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이 또한 컨디셔너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문제다.
그래서 오재원은 “타구가 빨라도 바운드가 일정한게 낫다. 지금 내야 그라운드는 타구가 오다가 서너번씩 바운드가 바뀐다.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변화가 심하다. 바운드를 쉽게 맞추지 못하니 앞으로도 뒤로도 못간채 집중해야 한다. 내야 수비가 힘들다”며 “LG쪽 선수단에도 이야기해 컨디셔너를 빼달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다른 팀 내야수도 홈구장 관계자와 이야기해 정리해야 할 거 같다”라고 했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쓰는 컨디셔너 이지만, 어떻게 쓰는지 잘 배워야 할거 같다”라고 했다.
오재원의 문제 제기가 있자, 두산 관계자는 “구장 관리파트에서 이미 선수들의 애로 사항을 들었다. 그래서 최근 그라운드에서 컨디셔너가 뭉치는 부분에 대한 완화 작업을 했다. 컨디셔너의 양도 조절했다. 앞으로도 선수들과 계속 소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재원의 불만에 앞서 현장을 확인하고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