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글이 SNS 등에 이어지고 있다. 사진 왼쪽의 경찰관이 살인혐의로 기소된 데릭 쇼빈.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비무장 흑인남성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경찰관이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의 유족은 물론이고, 미국 전역이 인종차별 범죄에 대한 분노로 들끓고 있는 상황이라 강력한 처벌이 예상된다. 앞서 이 경찰관은 관련 사건이 알려진 뒤 해임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CNN 방송이 29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경찰 소속이었던 전 경찰관 데릭 쇼빈(44)이 3급 살인(murder) 및 우발적 살인(manslaughter)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관련 사건이 알려진 뒤 동료경찰 4명과 해임됐던 쇼빈은 이날 체포돼 구금됐다.

쇼빈을 포함한 경찰관 4명은 지난 25일 편의점에서 누군가 위조지폐를 사용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플로이드를 용의자로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쇼빈은 바닥에 엎드려 수갑이 채워진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찍어 눌렀다.

인근을 지나던 행인이 촬영한 영상 속에서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어요, 나를 죽이지 마세요”라고 호소했지만 쇼빈은 무려 8분46초간 목을 누렀고 결국 거품을 흘리며 쓰러진 플로이드는 사망했다. 46세 가장의 황당한 사망이었다.

검찰에 기소된 쇼빈은 미니애폴리스경찰 내사과에 18건의 민원이 제기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구체적인 민원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은 주마다 법률 체계가 다르지만 통상 살인 혐의는 의도적으로 사람을 죽인 경우, 또는 사람의 목숨을 신경쓰지 않는 행동으로 사람을 죽인 경우에 적용된다. 우발적 살인보다 무거운 범죄로 여겨진다.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쇼빈은 최대 35년간 징역형을 살 수 있다.

한편 검찰이 적용한 3급 살인 및 우발적 살인에 대해 유족 측은 반발했다. 유족 측 변호사 벤저민 크럼프는 “우리는 1급 살인 혐의를 예상했고 이를 원한다. 또 다른 경찰관들도 체포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헤너핀카운티 검시관은 부검 결과 희생자에게서 외상에 의한 질식 또는 교살을 뒷받침할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검시관은 관상동맥질환과 고혈압성 심장질환 등 플로이드의 기저질환이 경찰에 제압된 상황, 그의 몸속에 혹시 있었을지 모를 알코올 등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플로이드가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은 독자적인 부검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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