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잠실구장의 야간 연습경기, 조명탑은 불을 밝혔지만...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가 25일 서울 잠실 구장에서 연습경기를 진행한 가운데, 조명탑이 불을 밝히고있다. 2020.04.25.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그 누구도 최종 순위표를 예상할 수 없다. 2위부터 8위까지 촘촘히 붙어있고 연승과 연패가 반복되며 하루가 다르게 자리가 바뀐다. 1위를 질주하는 NC 또한 5선발과 불펜 불안을 안고 있어 선두 수성을 장담하기는 너무 이르다.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2020시즌이다.

팀당 4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장단점이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7할 중반대 승률로 거침없이 질주했던 NC도 단점이 보인다. 불펜 평균자책점 5.97로 이 부문 9위, 블론세이브 7회로 이 부문 최다 3위에 자리하며 지난해처럼 뒷문 고민을 안고 있는 NC다. 지난 주중 3연전에서 KIA에 잡히며 2연속 루징시리즈를 당한 원인도 불펜대결에 있었다. 아무리 타자들이 불방망이를 휘둘러도 불펜진이 승리를 완성하지 못하면 정상을 유지하기 힘들다.

공동 2위 두산과 LG 또한 불펜이 불안요소다. 두 팀 모두 마무리투수부터 다른 얼굴로 채웠다. 두산은 지난해 19세이브를 기록했던 이형범이 시즌 시작부터 무너지며 함덕주로 클로저를 교체했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홍건희가 활약하고 김강률도 돌아왔지만 아직 완벽한 승리공식을 세웠다고 보기 힘들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베테랑 이현승도 부상악령을 피해가지 못했다. LG는 고우석이 개막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 무릎 수술을 받아 이탈했다. 정우영과 진해수가 고군분투하지만 둘의 의존도가 너무 높다. 류중일 감독은 선발투수 중 한 명을 불펜진에 배치해 불펜 불안을 해소할 계획이다.

반면 중위권 팀들은 승리공식이 뚜렷하다. 4위 키움의 조상우, 5위 KIA의 문경찬은 블론세이브 없이 굳건히 뒷문을 지키고 있다. 특히 KIA는 문경찬 앞에서 박준표, 전상현이 1이닝씩 맡아 서로 부담을 던다. 6회까지만 리드하면 가장 안정적으로 승리를 완성할 수 있는 팀이 KIA다. 5월까지 불펜운용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던 키움도 지난해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6위 롯데도 김원중이 마무리투수로 연착륙했고 7위 삼성은 필승조 뎁스만 놓고 보면 리그 최강이다. 마무리투수들의 기량과 불펜진 뎁스를 고려하면 지금의 순위표가 끝까지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

물론 불펜진이 모든 것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야수진과 선발진 또한 팀 전력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다.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백업 선수들의 활약여부도 중요하다. 야수진 전력만 보면 1위 NC부터 4위 키움까지 상위권 네 팀이 중하위권 팀들보다 우위에 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NC가 1위(3.43), KIA가 2위(3.98), 키움이 3위(3.99)다. 모든 지표에서 상위권을 휩쓰는 절대강자는 보이지 않는다.

즉 지난해와 달리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혼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상위권 세 팀이 86승 이상을 거두며 6할 승률을 유지했다. 시즌 막바지에는 5위 경쟁을 벌였던 NC와 KT까지 6팀만 유의미한 경기를 했다. KBO리그 전체 시청률 또한 자연스럽게 하향곡선을 그렸다. 올해는 반대다. 한화와 SK가 고전하고 있으나 8위 KT까지는 언제든 치고 올라갈 전력을 갖췄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페넌트레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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