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루 훈데사
에티오피아의 민중 가수 하차루 훈데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총격으로 사망했다. 출처|유튜브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노래를 불렀던 에티오피아의 민중 가수가 피살된 뒤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해 8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며 에티오피아 소요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 곳곳에서 총성이 이어지면서 무장한 시위대가 이에 맞서는 등 시위는 점점 격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달 29일 가수 하차루 훈데사(34)가 총격으로 숨진 채 발견된 뒤 에티오피아에서는 이에 격분한 항의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훈데사는 에티오피아 인구의 35%를 차지하는 오로모족 출신으로 자기 부족의 인권을 옹호하는 내용의 노래를 많이 불렀다.

동아프리카에 위치한 에티오피아는 인구 1억1500만명의 나라로, 여러 부족이 합쳐진 형태다. 이때문에 부족 간 다툼이 끝없이 이어지는 분쟁 국가 중 하나. 훈데사는 정치·경제적으로 차별받는 오로모족의 상황을 담은 노래로 오로모족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훈데사가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며 ‘화약고’ 에티오피아에 기름이 부어진 듯 민심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수도 아디스아바바 등 여러 도시에서 훈데사의 사망에 분노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시위대는 도로를 차단하고 타이어를 불태우고, 군경은 최루가스와 실탄을 발사하는 등 무력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약 8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는 대부분 시위에 참가했던 민간인으로 알려졌다.

한편 2일 훈데사의 장례식이 예정되어 있어 항의시위는 한층 격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경찰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오로모족의 유명한 야권 지도자 베켈레 게르바와 언론인 자와르 모하메드를 체포한 것이 시위의 또 다른 도화선이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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