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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선수가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남긴 메시지 캡처본. 제공 | 이용 의원실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선수 고(故) 최숙현에게 가혹 행위를 가한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철인3종경기 팀 닥터는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으로 확인됐다.

3일 대한의사협회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팀 닥터’는 의사도 아닐 뿐 아니라 의료과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협회는 “의사가 아닌 사람을 팀닥터로 호칭하는 체육계의 관행이 근본적인 잘못이며 이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신의 비극을 세상에 알린 故 최숙현은 생전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로 불리는 인물, 선배 2명 등으로부터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특히 이들의 괴롭힘은 피해자가 참기 힘들 정도의 극한에 몰아 넣는 것이었다. 고인이 팀원과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주문했다는 이유만으로 20만 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고 먹었다는 이유 등으로 폭행을 당했다. 또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간 굶게 하거나 슬리퍼로 뺨을 때리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인을 괴롭혔다.

현재 팀 닥터로 불린 인물은 두문불출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일에는 경주시체육회에서 인사위원회가 열렸지만 팀 닥터로 불린 인물은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팀 닥터가 지병인 암이 재발해 출석할 수 없다는 통보를 한 것으로 안다”며 “그는 의사 면허나 물리치료사 자격이 없고 선수나 전지훈련 등을 할 때 개별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며 일시 고용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감독과 팀 닥터로 불리는 인물이 고인을 폭행하며 술을 마시는 장면도 공개된 녹취록에 담겼다. 이들은 음주를 하면서도 고인의 뺨을 20회 이상 때리고 가슴과 배를 발로 차고 머리를 벽에 부딪치게 밀쳤다.

고인은 이들로부터 당한 피해를 세상에 알리려 했다. 그러나 사법 당국과 책임 기관 등에 신고해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지지부진하자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말았다. 고인은 마지막 순간 어머니에게 “그 사람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