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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실종 신고 7여 시간 만에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에서 역대 최장수 서울시장까지 파란만장했던 그의 인생사도 재조명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전날 비서실에서 일하던 전 직원에게 성추행 혐의 등으로 고소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의 극단적 선택에 이러한 폭로가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SBS 보도에 따르면 박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신체 접촉 외에도 휴대폰 텔레그램 메신저 등을 통해 박 시장이 개인적인 사진을 여러 차례 보내왔으며 본인 외 추가 피해자가 있다고 진술했다. 그는 “피해자가 본인 외에도 더 많으며 박 시장이 두려워 아무도 신고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여성 인권에 힘을 써온 박 시장은 그의 이미지와 상반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되면서 이를 견디지 못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재임 기간 동안에도 성평등위원회 설치를 비롯한 여성친화 정책을 앞세웠으며 특히 1993년 국내법상 최초로 제기된 성희롱 사건 ‘서울대 우 조교 성희롱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이끈 바 있다.
박 시장은 이종걸·최은순 변호사와 함께 6년의 법정 공방 끝에 우 조교를 성희롱한 교수에게 5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이끌어내며 “성희롱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는 인식을 만든 첫 변호사기도 했다. 또 선거 과정에서 캠프 자원봉사자들에게 성폭력 예방교육을 강조하며 성희롱·성폭력 교육을 강조한 바 있다.
또 불법촬영, n번방, 성희롱 고발자 2차 가해 해결을 위한 정책을 정비하기도 했으며, 여성정책을 조언할 특별보좌관 ‘젠더특보’ 직위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에 많은 네티즌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우리나라 최초 성희롱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이끌어낸 변호사가 성추행 고발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말이 되냐”(clim****)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으며 “비겁한 선택이다. 죄값은 제대로 치르는 것이 리더의 자격이 아닌가”(shic****)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성추행 관련 일화는 미화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의 죽음은 애도해야 한다”(lajo****)는 의견과 “3년 전 사건이니 더 수사해봐야 한다”는 입장도 존재했다.
한편 박 시장이 10일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그와 관련된 성추행 고소 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게 됐다.
eunj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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