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용산타워. 제공|LS그룹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LS그룹을 비롯해 대기업 총수일가가 최근 자녀와 친인척 등에게 330억원대의 주식을 증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시점을 역이용해 주식을 증여하는 방법을 동원해 ‘꼼수 논란’에 휘말렸다.

가장 활발하게 주식 증여를 한 곳은 LS그룹이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근희 씨 등은 지난 5월 이후 자녀와 친인척 등에게 LS 주식 총 95만9000주를 증여했다. 이들은 지난 5월 11일과 12일 몰아서 자녀와 조카에게 주식을 증여했다. 5월 12일 LS 주가(3만4900원) 기준으로는 총 335억원대로 이들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473만1413주의 20.3%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구자열 회장은 두 딸에게 10만주씩, 구자홍 회장은 두 명의 조카에게 6만주씩 증여했다. 구자엽 회장은 아들과 친인척 등에게 12만7000주, 구자은 회장은 두 자녀에게 10만주씩, 구자균 회장은 두 자녀에게 5만주씩을 각각 나눠줬다. 구자홍 회장의 누나인 구근희 씨도 딸 등에게 14만2000주를 나눠줬다. 구근희 씨는 지난 16일 자녀에게 추가로 7만주를 증여했다. 게다가 LS는 2013년생인 7살 이모 양에게도 증여를 했다. 이양이 받은 주식은 1만8000주로 5월 11일 종가(3만5900원) 기준 6억4600만원에 이른다. LS그룹은 2003년 LG그룹으로부터 독립해 현재 2세가 경영을 하고 있다.

GS그룹도 자녀들에게 주식을 몰아줬다. 지난 4월 28일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이 아들에게 19만2000주, 5월 12일에는 허 부회장 누나인 허연호씨가 아들에게 8만28주를 증여했다.

업계에서는 재벌가에서 4월과 5월 비슷한 시기 대규모 증여가 이뤄진 점이 이례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시기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로 크게 내려갔다. 당시 LS 주가는 5월 11일에는 3만5900원, 12일에는 3만490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4만7800원) 25%가량 떨어졌고 GS의 주가도 5만원을 웃돌던 지난해 말보다 20% 이상 하락했다.

이를 두고 두 그룹 총수 일가가 상장 주식에 대한 증여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코로나19로 인해 주식가격이 떨어진 때를 틈타 가족과 친인척 등에게 주식을 나눠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 주식에 대한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가격의 평균이 기준이 된다. 코로나19로 주가가 하락한 덕분에 총수 일가는 증여세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LS그룹 측은 “오너 일가에서 일어나는 증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증여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을 뿐 단순히 주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증여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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