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장마를 감안해서 144경기 일정을 짰어야 했지 않겠습니까.”
롯데 허문회 감독이 소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7월 26일 고척 키움전 비디오 판독 원심 번복에 이어 이달 5일 SK전 우천 노게임 선언에도 작심 발언을 하더니, ‘혹서기 더블헤더 조기 시행’에 대해서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시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비가 많이 왔다고 해서 갑자기 144경기를 못 할 것 같다고 더블헤더를 하자고 하면 나는 반대다. 가던 대로 갔으면 한다”며 “장마가 끝나면 폭염이 올 것이다. 가만히 앉아있기도 힘든 날씨에 선수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쩌나. 체력이 떨어지면 부상 위험도 커진다. 결국 경기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시즌 KBO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5월 5일 뒤늦게 개막했다. 출발이 5주 이상 늦어지면서 현장에서는 기존 144경기 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컸다. LG 류중일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 SK 염경엽 감독, 이강철 KT 감독 등 사령탑들이 입모아 경기 수 축소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강행을 택했다. 중계권, 광고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데다가 올림픽 휴식기가 빠진 만큼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예년보다 긴 장마가 또 변수로 추가됐다. 10일 현재까지 총 44경기가 취소됐는데, 이 중 30경기를 10월 20일~11월 2일로 예정한 예비일 기간에 배정해야 한다. 포스트시즌 일정을 움직일 여지가 없다 보니 당초 7~8월 무더운 여름철 치르지 않기로 했던 더블헤더를 이젠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게 KBO의 입장이다.
|
롯데는 10개 구단 중 비로 밀린 경기가 가장 많다.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까지 10경기가 우천 순연됐다. 8월 들어 5연승을 달리는 등 팀 기세는 최고조에 오른 상태다. 시즌 막판 강행군을 치러야 하는 롯데로서는 당장 상승세에 탔을 때 더 많은 일정을 소화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허 감독은 “올해만이 아닌 내년, 나아가 10년 후까지 운동해야 하는 선수들이다. 엔트리를 늘린다고 하더라도 부상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마운드, 특히 중간 투수들에 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팬들은 선수들을 보기 위해 어렵게 경기장에 온다. 선수가 아파서 못 나오면 팬들에게도 손해”라고 설명했다.
‘추워진 날씨에 더블헤더를 한다고 해도 부상 위험은 남는다’는 의견엔 “그때 날씨가 예년보다 추울지 따뜻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결국 더블헤더를 하더라도 우선 시간이 있으니 어느 정도 대비할 수도 있다”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어 “코로나19 변수는 전 세계적이다. 일정이 밀린다면 겨울야구를 할 수도, 비활동기간과 부딪힐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기존 규정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포토] 장맛비 영향으로 SK-롯데전 우천 취소](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20/08/11/news/202008110100058030003797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