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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타이저 5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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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코로나19에도 룸은 몇 달 전, 홀은 몇 주 전부터 인당 5만원의 예약금을 걸어야 겨우 가볼 수 있는 곳. 최대 23만원에 이르는 부담스러운 코스 가격에도 문전성시를 이루는 강남구 청담동 정식당에 다녀왔다.
정식당은 한식 파인다이닝 개척자 임정식 셰프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2001년 문을 연 레스토랑이다. 그가 2001년과 2009년에 오픈한 뉴욕, 서울 정식당은 미쉐린 가이드 2스타를 오래동안 유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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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마리네이드한 갈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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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당은 제철 재료를 이용해 김밥, 고기, 아이스크림 등의 다소 친근한 메뉴도 독창적으로 재해석한다. 맛은 당연히 훌륭하다. 어느 재료 하나 흐트러짐 없고 부실하지 않다. 맛에 무딘 사람도 ‘아! 이 요리는 다르다!’ 느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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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플 향을 입힌 김밥과 명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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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들의 능력도 셰프 못지않다. 2명의 서버가 코스요리를 서빙하다보니 음식을 보다 신속하게, 끊김없이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버가 많은 만큼 고객 개개인의 성향과 식사 속도, 선호도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음식 각각에 대한 설명도 길고 자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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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모양 아이스크림이 과일바구니 안에 담겨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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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식 셰프는 “파인다이닝은 공연예술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다”고 말한다. 실제로 정식당의 음식 맛과 온도, 냄새, 흘러나오는 음악과 세련된 인테리어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한껏 자극해 한편의 공연을 즐기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매 요리가 나올 때마다 바뀌는 커틀러리는 음식 본연의 맛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는 요소다. 당연히 가성비보단 예술공연을 즐기러 가는 마음으로 입문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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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식 셰프(오른쪽). 스포츠서울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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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도 있다. 애당초 인당 5만원에 이르는 예약금을 걸고 3층 룸으로 예약했지만 실제 안내된 곳은 사람들이 북적한 2층 홀이었다. 사람이 많은 만큼 대기시간도 꽤 소요됐다. 곳곳에 전구가 수명을 다한 모습도 보였다. 미쉐린 코리아 평가원들은 1년간 신분을 감추고 같은 레스토랑을 2~3차례 방문해 맛을 비롯한 서비스를 평가한다. 선정 기준은 요리 재료의 수준, 요리법, 요리의 개성, 합당한 가격, 언제 방문해도 변함없는 일관성 등 5가지다.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을 뜻하는 미쉐린 3스타로 승급하려면 개선돼야할 부분이다.
certa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