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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부동산 정책이 강화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강해질수록 아파트를 떠나 토지나 전원주택을 구매하려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 지역에서 활동하는 공인중개사들로부터 “손님이 뚝 끊겨 큰일”이라는 연락을 많이 받는다. 반면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양평을 비롯해 김포, 파주 운정, 여주 등 전원주택이나 토지를 중개하는 공인중개사는 이전보다 거래량이 늘어났다고 말한다.
토지에 대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두려움을 갖고 있다. 최근 만난 한 고객에게 몇 년 간 전원주택 부지를 찾아 다녔는데 계약을 하는 시점만 되면 불안해 머뭇거리다 놓쳤다는 말을 들었다. 사실 지식이 조금 있다면 아파트 거래와 큰 차이가 없는데 말이다. 토지를 구입하기 전 알아두면 마음이 편해지는 3가지 요소를 알아본다.
◇ 잘하는 공인중개사와 친해져라책이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좋은 집이나 좋은 땅을 찾기 위해선 공인중개사와 친해지라는 말을 접할 수 있다. 그들은 교통호재나 기타 환경변화 같은 정보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좋은 매물에 대한 정보를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인중개사라고 해서 좋은 땅에 대한 기준이 모두 잘 잡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자격증을 땄다는 것만으로 20년동안 부동산거래를 해온 손님보다 안목이 높을 수는 없다는 얘기다. 물론 시세 대비 싼 토지, 집을 짓기 무리 없는 토지 등을 소개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더라도 열심히 하는 공인중개사라면 이런 물건을 많이 확보했을 확률이 높다.
‘잘하는’ 공인중개사에게 ‘열심히’라는 덕목은 큰 부분이다. 그러나 가장 ‘잘하는’ 공인중개사는 안목도 높은 공인중개사다. 예를 들어 필자의 경우도 처음 공인중개사 업무를 시작했을 땐 맨땅이거나 야산인 곳에 집이 들어설 거라고 하면 막막해 보였다. 어떻게 집이 지어질지 머릿 속에 그려지지 않았기에 그저 가격 대비 싼 토지, 문제 없는 토지를 소개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지금은 단순히 법적인 검토나 기술적인 부분이 아니라 어떤 부지를 보면 그 부지에 집이 올라서고 그 집에서 바라보는 조망이나 혹은 집이 지어졌을 때의 그림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 공간이 이 손님이 원하는 공간인지 아닌지 빠르게 검토할 수 있게 됐다.
전원주택 토지를 찾는 소비자라면 그림을 그리는 안목이 없다고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잘하는’ 공인중개사를 찾는 것이 불안함을 해소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 토목공사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소비자들은 토지를 볼 때 ‘바로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를 원한다. 토목공사 지식이 없는 소비자는 개발행위허가와 건축허가를 모두 받고 상하수도, 오폐수처리시설, 석축공사가 모두 완료돼 집만 올리면 되는 땅을 ‘바로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개사는 지하수나 정화조는 집을 지으면서 설치할 수 있고 석축공사도 허가만 나면 수 일 내로 완성시킬 수 있기에 상하수도나 석축공사가 안돼 있어도 ‘바로 집을 지을 수 있는 토지’라고 말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땅을 사서 집만 지으면 될 줄 알았다가 비용과 시간이 추가되니 당혹스럽다. 중개사 입장에서는 법적인 측면에서 ‘바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 맞기 때문에 소비자의 불만이 당황스럽다.
따라서 소비자도 전원주택 부지를 찾을 땐 토목공사에 대한 개념을 어느 정도 갖춰야 한다. ‘토목공사완료’라는 매물을 봤다면 그 토목공사가 어디까지 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정화조와 지하수(혹은 상수도)를 설치하는 비용만해도 1000만원대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지를 찾을 때 건축을 할 예정이라면 토목공사가 어디까지 돼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도록 하자.
◇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본다필자는 컨설팅을 요청하는 고객에게 “토지를 왜 사려고 하시냐”고 질문한다. 그럼 90%이상이 “도시에 질려서 귀촌해서 집 짓고 살려고 한다”, “아파트 규제가 심해서 좋은 땅에 투자하려고 한다” 정도로 답한다.
부동산에서 이미 유명한 말이지만 부동산을 살 때는 항상 팔 때를 고려해서 사야 한다. 평생 그 토지를 내가 갖고 있거나 그 전원주택에 살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따라서 팔 때를 고려하지 못한 토지와 전원주택은 애물단지가 될 확률이 높다. 회피성 투자도 마찬가지다. 시골에 토지를 사는 것은 구체적 포트폴리오와 계획이 있어야 한다. 막연하게 토지에 투자하려는 심리를 가지면 기획부동산에 당하기 딱 좋다. 따라서 집을 지으려 한다면 내가 언제 집을 짓고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에 살 예정인지 가늠해야 한다. 또 언제쯤 얼마에 팔지, 혹은 평생 살다가 자녀에게 상속을 해줄 것인지 등 구체적 계획이 있어야 한다.
이 3가지는 사실 상식적이고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당연한 내용을 모르기에 토지를 살 때 막연하게 불안한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없고 조망이나 접근성 등 환경적인 것도 좋은데 구입하기에 불안한 마음이 든다면 위 내용들에 대한 답을 스스로 하나하나 찾고 또 전문가로부터 들어보자. 분명 편안한 마음으로 구입할 수 있는 토지를 찾을 수 있다.
<성호건 한국부동산개발연구소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