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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결혼부터 연기관까지, 배우 이상엽(37)이 현재 마주한 다양한 고민들을 솔직하게 꺼내놓았다.
6개월의 대장정을 마친 이상엽은 최근 종영한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에 대해 “가장 나다운 작품”이라고 기억했다. 그는 “‘규진이라면 이러지 않았을까’가 아니라 ‘나였으면 이랬을 거 같다’로 접근했다. 감독님도 ‘상엽 씨가 느끼는대로 하세요’라고 해주셨고, 작가님도 실제 제 모습을 규진에게 녹여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극중 이상엽은 서글서글한 성격과 센스를 가진 소아전문 병원 내과의 윤규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어머니 최윤정(김보연 분)의 조울증으로 아내 송나희와 갈등이 빚어지면서 혼란을 겪지만, 이혼 후 송나희를 향한 진실한 사랑을 깨달은 후 직진 사랑을 펼치는 인물이다.
이상엽이 ‘한다다’ 윤규진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건 진정성이었다. 앞서 출연한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SBS ‘굿캐스팅’ 등에서도 커플 연기를 선보인 바 있지만 모두 판타지성 가미돼 있었다면, ‘한다다’는 진짜 현실 부부의 모습을 해볼 수 있을 거 같아 흥미로웠다고. 이상엽은 “‘윤규진’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신경 쓰거나 준비하기보다는 서서히 그리고 깊숙이 스며들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다보니 배역과의 싱크로율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이상엽은 “제가 나오는 모든 장면에 ‘찐’이 붙었으면 했다. ‘찐커플’ ‘찐형제’ ‘찐아들’ 등 연기가 아니라 진짜 윤규진이란 사람이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셨으면 했다”며 “그래서 더 현실적인 리액션, 숨소리, 표정들을 담아내려 했고 그러다보니 나중엔 규진이가 곧 저이고, 제가 곧 규진이더라. 싱크로율이 90%였다. 실제 저와 차이점이라면 의사라는 정도?”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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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다’가 결혼과 가족을 소재로 한 만큼 이상엽 역시도 결혼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결혼, 이혼에 재결합까지 해봤다”고 너스레를 떨며, “또 작품에서 아빠가 된 건 처음이어서 여러모로 신기한 경험이었다. 결혼생각은 늘 있다. 친구같고 화목하고 언제나 편하게 쉴 수 있는 잘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결혼뿐 아니라 아들로서도 ‘한다다’를 통해 느낀게 많았다는 이상엽. 그는 “집에 홀로 남겨진 어머니의 모습은 상상하지 못했는데 김보연 선생님의 연기를 보면서 극적이긴 했지만 알코올성 치매를 겪는 과정에서 다들 울지 않았을까 싶다”며 “저 역시도 어머니의 모습이 많이 생각났고, 앞으로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상엽은 극중 부부로 호흡을 맞춘 이민정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상엽은 이민정에 대해 “코믹연기가 많았는데 표정들이 귀여워서 참 사랑스러운 배우구나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앞서 이상엽은 tvN 예능 ‘식스센스’에 출연해 이민정의 남편인 이병헌이 이민정의 연기를 다 보고 있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에 이상엽은 “이민정과 부부연기를 하며 이병헌 선배를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사실 그보단 그저 이병헌 선배가 내 연기를 보고 있다는 거 자체가 신기하고 영광스러웠다”며 미소 지었다.
한 작품이 끝나면 배우로서 헛헛한 마음과 함께 새로운 고민들도 자연스럽게 생길 터. 이상엽 역시 최근 연기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과 마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상엽은 “제 바닥이 다 드러난 거 같은 느낌이 요즘 특히 든다. 연기가 너무 비슷해지는 거 같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며 “새로운 신선함을 스스로 채워야겠다고 느끼고, 그렇다면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면 좋을까 고민하는 시기다. 제 얼굴에서 나오는 또 다른 새로운 표정을 찾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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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KBS2 ‘행복한 여자’로 데뷔해 어느덧 14년차 배우가 된 이상엽. 오랜 시간 연기하며 힘들었던 순간들도 분명 있었지만, 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 역시 연기였다. 그는 “신인시절부터 지금까지 늘 ‘상대방이 나를 알고 있을까?’라는 생각과 불안감, 두려움이 있었다. 계속해서 사람들 만나며 조금씩 조금씩 달라지는 저에 대한 반응들과 스스로의 성취감으로 극복하지 않았나 싶다”고 운을 떼며 “촬영 현장만 가면 엔돌핀이 돈다. 가끔은 노래와 춤이 나올 정도로 업된다. 물론 쉬고 싶고 집에 있고 싶을 때도 있지만 막상 그러면 촬영장의 카메라, 반사판이 그리워져서 못 견딘다.(웃음) 장점이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14년간 쉬지 않고 즐기며 일할 수 있는 건 제 장점인 거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상엽은 드라마, 영화 뿐 아니라 SBS ‘런닝맨’, tvN ‘식스센스’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친근한 매력으로도 사랑받고 있다. 예능 이야기가 나오자 눈을 반짝인 이상엽은 “예능 욕심은 늘 있다. 아이는 없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육아에 관심이 생겨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도 한 번 출연해보고 싶다. 실제로 섭외가 오기도 했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게스트로라도 나가고 싶다”고 연기와 예능 모두 잘 해내고 싶은 욕심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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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웅빈이엔에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