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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이 최근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를 방조한 정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금융위가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 폐지에 암묵적 동의를 했다는 정황에 이어 금감원이 5000억원대 환매 중단이 발생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모펀드의 자본금 미달에 대한 조치 여부를 두고 역대급 시간 끌기를 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양대 금융당국의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금감당국이 옵티머스운용의 자본금 부족에 대한 검사를 끝낸 날로부터 이에 대한 시정조치 유예를 결정하기까지 총 112일이 걸렸다. 이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자본이 부실한 자산운용사에 대해 금융당국이 처리결정을 내리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인 58일의 두 배다. 이러한 정황을 볼 때, 금융감독원이 자본 부실을 겪던 옵티머스자산운용에게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유 의원에 따르면 옵티머스운용은 2017년 상반기에 내부 횡령, 부실 운영 등으로 자본금이 금융사 적정 자본금에 미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옵티머스운용은 금감원으로부터 같은해 8월 24일~30일 현장검사를 받았다. 현장검사를 끝낸 금감원은 옵티머스 측에 ‘미달한 자본금을 확충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사후 필요한 행정조치를 그해 12월 20일 금융위의 유예 조치시까지 지연시켰다.
유 의원은 “옵티머스운용이 과거 금감원 고위층에게 로비를 한 정황이 알려진 데 이어, 실제 금감원이 옵티머스운용에 과도한 기간을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가 합수단을 폐지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반대의견도 내지 않은 정황도 뒤늦게 드러났다. 유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합수단 폐지를 포함한 검찰 직제개편이 올해 1월 21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됐는데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합수단 폐지와 관련한 어떠한 의견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금융위 역시 당시 국무회의 안건을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별다른 의견을 보이지 않았다.
금융위는 각종 증권 관련 범죄 정보를 조사해 합수단에 넘기는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었는데, 금융주무부처가 합수단 폐지 결정과정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것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까지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려온 합수단은 2013년 5월 남부지검에 설치된 이후부터 작년까지 6년간 자본시장법 위반 사범 965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긴 바 있다. 금융위 역시 검찰에 합수단이 설치된 직후인 2013년 9월에 자본시장조사단을 꾸려 활동해왔으며, 연간 100여건의 경제범죄를 조사해 합수단에 넘겨왔다.
유 의원은 “현 정부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합수단 폐지를 결정했지만 미국은 금융증권 범죄에 대한 수사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합수단 폐지가 현재 드러나고 있는 대형 금융스캔들을 막으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이전의 합수단보다 더욱 강력한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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