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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V리그에 ‘괴물’이 나타났다. 이 정도 경기력이면 반짝 활약으로 보긴 어렵다.
KB손해보험의 19세 외인 케이타는 개막 후 치른 V리그 4경기에서 163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1위에 자리하고 있다. 팀 합류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공식전을 치르지도 못하고 개막전에 뛰어들었지만 첫 경기부터 불을 뿜었다. 40득점으로 우리카드전 승리를 이끌더니 한국전력전 32득점, 대한항공전 37득점을 기록하며 개막전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그리고 3일에는 삼성화재와의 원정경기에서 무려 54득점을 폭발시키며 KB손해보험의 4연승을 견인했다. 케이타의 54득점 기록은 V리그 남자부 역대 한 경기 득점 2위에 해당한다. 케이타의 기록은 2012년2월2일 삼성화재의 가빈이 보유하고 있는 58득점에 겨우 4점 모자란다. 케이타가 이제 막 V리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선수인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활약이다.
놀라운 것은 공격점유율과 성공률이다. 케이타는 4경기에서 59.82%의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57.53%의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화재전에서는 무려 69.17%의 점유율 속에서 59%의 성공률을 찍었다. 체력이 떨어지는 5세트에 92.3%로 사실상 혼자 공격을 시도했는데 58.3%의 성공률로 9득점을 책임졌다. 케이타의 독무대였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은 경기였다. 아직 10대인 선수답게 체력이 좋아 세트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살아난다는 점이 상대 입장에선 무섭기만 하다.
케이타는 신장 206㎝의 장신에 폭발적인 점프와 파워, 공격 테크닉을 보유한 선수다. 상대의 철저한 견제, 처리하기 어려운 하이볼도 케이타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케이타는 매 경기 특이한 모션으로 스파이크를 때린다. 제자리에서 거의 점프를 하지 않은 채 공격을 시도한다든지, 주춤주춤하는 농구스텝으로 도약하기도 한다. 삼성화재전에서는 앞을 보지 않고 뒤로 때리는 ‘묘기’도 선보였다. 여기에 넘치는 흥에서 나오는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까지 책임진다. 상대하는 입장에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케이타를 장착한 KB손해보험은 이번 시즌 남자부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4경기에서 승점 11을 확보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케이타가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더 무서운 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케이타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경기를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선수다. 케이타의 발전은 KB손해보험의 전력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V리그 다른 팀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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