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의 왼쪽풀백 마르셀루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풀백 마르셀루(왼쪽)가 지난 8일(현지시간) 발렌시아와의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원정경기에서 드리블을 하고 있다. 출처=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과거의 찬란했던 영광은 덧없이 사라지고, 이제 팬과 언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한 것인가?

삼바축구의 레전드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바통을 이어받아 지난 2007년부터 14년 남짓 레알 마드리드와 영광을 함께했던 왼쪽풀백 마르셀루(32). 브라질 출신인 그가 2020~2021 시즌 들어 예전 같지 않은 경기력으로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마르셀루는 지난 8일 발렌시아와의 라리가 원정 8라운드에 왼쪽풀백으로 선발출장했으나, 후반 7분 어설픈 반칙으로 페널티골 빌미를 제공하며 레알의 1-4 참패의 ‘원흉’으로까지 지목됐다.

레알은 카림 벤제마의 선제골로 앞서다가 오른쪽 풀백 루카스 바스케스의 핸드볼 반칙으로 인해 페널티골을 내준 데 이어, 중앙수비 라파엘 바랑의 자책골까지 나와 1-2로 뒤졌다. 이후 마르셀루의 반칙으로 다시 페널티골을 허용하며 완전히 자멸했다. 게다가 이후 중앙수비 세르히오 라모스의 핸드볼 파울까지 나오는 등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마르셀루
마르셀루가 발렌시아와의 원정에서 침통한 듯 그라운드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발렌시아/EPA 연합뉴스

1m74, 75㎏로 왼발잡이인 마르셀루는 등번호 12번을 달고, 라리가 5회,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4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4회 우승 등 레알이 수많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데 기여한 베테랑 스타다. 브라질 플루미넨세FC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데뷔한 뒤 2006년 레알로 이적했으며, 수비로서의 방어력은 물론, 빠른 스피드와 현란한 개인기로 탁월한 공격 가담 능력까지 보여줬다.리우데자네이루 태생으로 본명은 마르셀루 비에이라 다 실바다.

그러나 30세를 훌쪽 넘긴 마르셀루도 이제 쇠퇴의 기미를 점차 보이고 있어 그를 사랑해온 축구팬들을 아쉽게 하고 있다. 지네딘 지단 감독의 그에 대한 신임도 이번 시즌 두텁지 않다. 지단 감독은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라리가 원정 1차전(0-0)에 마르셀루 대신 페르란드 멘디(25)를 선발 왼쪽풀백으로 기용했다. 이어 레알 베티스와의 원정 2라운드(2-3 패배)에도 멘디를 선발출장시켰고, 마르셀루는 벤치만 지켜야 했다.

마르셀루는 레알 바야돌리드와의 홈 3라운드에 처음 선발출장해 레알의 1-0 승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이후 레알이 FC바르셀로나와의 시즌 첫 엘 클라시코에서 3-1 승리(원정)를 거둘 때는 멘디에 밀려 역시 벤치신세가 됐다.

마르셀루는 이번 시즌 치른 라리가 8라운드 중 4경기에 선발출장해 1도움을 기록중이다. 3경기를 치른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30대 중반을 앞둔 그의 경기력이 전성기 때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레알은 이번 시즌 초반 선두권을 달리다 현재 5승1무2패로 4위로 추락해 있다. 8경기에서 14골을 폭발시켰지만, 9골을 내줬다.

라리가 전통의 강호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삼바스타의 부진이 안타까운 이유는 뭘까? 그가 긴 턱수염과 머리카락 휘날리며 화려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던 모습을 보는 것이 지구촌 축구팬들의 즐거움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