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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 EPA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중국 베이징에서 좋은 차량 번호판을 갖기위해 위장 결혼과 이혼을 하는 황당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리모(37)씨는 지난 2018년부터 2년간 28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바이모(26)씨 또한 같은 기간 결혼과 이혼을 17번 했다. 두 사람은 부부 관계를 위장하고 수십 차례 차량 번호을 거래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베이징에서는 차량 급증을 막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번호판 추첨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에서 차량을 구매하려면 번호판에 당첨돼야 한다. 다만 부부간 번호판 양도가 가능한 제도상 허점이 있다. 이들은 이를 노려 위장 결혼과 이혼을 밥 먹듯이 하며 ‘번호판 거래’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숫자 ‘8(八)’을 좋아하는데, 8의 중국어 발음이 큰돈을 번다는 의미의 중국어와 유사하기 때문. 숫자 8이 들어가는 차량 번호판에 욕심을 내는 것도 이런 이유다.

번호판 거래 방법은 이렇다. 여러 개의 번호판을 소유한 사람이 중개인을 통해 구매자를 찾고, 구매 희망자는 계약금을 내고 번호판 소유자와 혼인신고한다. 법적으로 부부가 된 구매 희망자는 번호판을 양도받고 잔금을 치른 뒤 이혼한다. 이런 방식으로 번호판 거래를 한 것이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베이징 공안당국은 지난 6일까지 편법으로 번호판을 거래한 166명을 적발하고 ‘공문서 매매’ 혐의로 형사구류 조치했다. 이 중 124명은 위장 결혼을 통해 불법 거래했다.

베이징시는 위장 결혼을 통한 불법 거래를 막기 위해 내년부터 1년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에만 번호판을 양도할 수 있도로 제도를 수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pur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