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미국의 50대 여성이 불임인 딸을 위해 대리모를 자처하고 손녀를 출산해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13일 미국 CNN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에 사는 올해 51살의 줄리 러빙은 이달 초 자신의 손녀 브라이아 줄리엣 록우드를 자신이 낳았다.


러빙은 딸 브라이안나 록우드가 오랜 노력에도 임신을 할 수 없게 되자 딸의 난자와 사위의 정자를 수정해 자신의 자궁에서 자라게 했다.


아기는 탯줄에 문제가 생겨 제왕절개 수술로 예정일보다 10일 빨리 태어났지만, 몸무게 3.2kg으로 건강하다.


브라이안나는 "엄마의 도움으로 딸을 낳았다는 사실이 정말 꿈만 같았다. 엄마가 나를 위해 아기를 낳는 과정을 지켜보며 만감이 교차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남편 아론 록우드와 결혼 후 바로 아이를 가지려 했지만 실패했고, 1년 뒤 불임 전문가를 찾았다가 여러 번의 유산을 경험하며 큰 절망감에 빠졌다.


의사는 가족이나 친구 중에서 대신 아이를 낳아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보도록 제안했다. 그러나 1만달러(1100만원)에 달하는 대리모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딸의 안타까운 소식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엄마 러빙은 스스로 대리모가 되겠다고 자처했다.


브라이안나는 처음 엄마의 제안에 망설였으나 다른 방법이 없다고 보고 엄마가 대리모가 되는 것에 동의했다.


그는 "엄마가 고령인 데다 이미 폐경기에 들어가 건강한 아이를 낳지 못하리라 생각하고 처음에는 반대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러빙은 브라이안나를 포함해 이미 두 아이를 출산한 경험이 있고 19번의 마라톤 종주, 여러 차례의 철인3종 경기 출전 등으로 건강한 몸 상태도 유지하고 있었다.


러빙은 딸의 대리모가 되기 위해 여러 전문가와 의사, 심리상담사 등을 만났고 지난 2월 수정된 배아를 자신의 자궁으로 옮겨 한 번에 임신했다.


브라이안나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사진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소개했고 지난 6일에는 딸의 사진을 올리며 가슴 졸였던 임신과 출산의 대장정이 마무리됐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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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브라이안나 인스타그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