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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대형 기업들이 진출하며 웹콘텐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웹드라마를 둘러싼 전통 문법도 파괴되는 중이다.
최근 웹드라마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제작되기 시작한 웹드라마는 해마다 편수를 늘려가 지난해엔 약 100여편이 제작됐다. 웹콘텐츠가 상승 국면을 타면서 대형 기업들이 모였고 자본이 투입되니 시장은 커졌다. JTBC의 스튜디오룰루랄라, 네이버의 플레이리스트, 에이앤이 코리아의 달라스튜디오부터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카카오M의 카카오TV까지 큰 자본을 투자하는 웹콘텐츠 전문 제작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웹드라마는 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이른바 ‘스낵컬처’ 풍토가 자리 잡으면서 생겨나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기기로 주로 시청하는 10대들의 향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투입되는 자본 규모도 커지고 그와 맞물려 콘텐츠의 질도 올라가면서 시청 연령층뿐 아니라 장르, 소재, 러닝타임 등 웹드라마 제작의 정공법이라 여기던 문법들도 크고 작은 변화를 맞고 있다.
초창기 웹콘텐츠 주 소비층은 1020세대였다.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등 하이틴 로맨스가 주를 이룬 것도 이 때문. 하지만 대형 기업이 진출하면서 웹드라마의 시청자 연령층도 30대를 넘어 40대까지 크게 넓어졌다. 최근 며느리의 고충을 담은 카카오M 드라마 ‘며느라기’는 공개된지 얼마되지 않아 누적 조회수 200만뷰를 넘길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하선, 권율의 현실감 넘치는 시월드 에피소드가 주부들의 공감을 샀다는 반응이다.
웹과 TV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올초 안희연(하니), 황승언 주연의 플레이리스트 ‘엑스엑스(XX)’가 MBC 동시 편성으로 화제를 모은데 이어 플레이리스트와 키이스트, JTBC 스튜디오가 협업한 드라마 ‘라이브 온’은 현재 JTBC와 네이버TV로 공개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방송되는 NCT 재현, 박혜수 주연의 ‘디어엠’도 플레이리스트와 KBS에 동시 편성될 예정이다.
러닝타임도 기존의 5~10분의 숏폼에서 20분 안팎의 미드폼으로 변화하고 있다. 초반 웹드라마는 유튜브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TV와 OTT 등 다수의 플랫폼에 유통되면서 러닝타임도 변화하고 있는 것.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웹드라마 관계자는 “러닝타임이 늘어나면 제작비도 함께 증가하지만, 온라인과 TV로 플랫폼이 늘어나면 그만큼 광고나 협찬 등으로 수익을 낼 여지도 많아진다”라고 설명했다.
웹드라마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건 그만큼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제작사들은 회당 수억원에 이르는 TV드라마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입을 모으고, 배우들에게도 얼굴을 알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하면서 기획사들 역시 환영하는 분위기다. 또한 비교적 심의규정도 자유롭고 스타성이 높은 아이돌 출신들이 많이 출연하면서 광고주들 역시 웹드라마로 모이고 있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드라마는 스토리 전개와 함께 만들어지는 팔로워나 팬덤 등으로 반응을 직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 다른 사업과도 연결하기 용이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최근 많은 자본이 투입되면서 웹드라마 콘텐츠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콘텐츠인만큼 관건은 기존 매체와는 차별화된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감성이 성공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며 “TV드라마의 러닝타임과 회차는 짧아지는 한편, 웹드라마는 그 반대로 향하고 있다. 여기에 OTT까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웹과 TV 드라마의 경계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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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카카오TV, 플레이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