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그룹 비투비 정일훈이 대마초를 상습 흡입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준 가운데, 입대 전 남긴 SNS 글도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 근황에 대해 "그동안 오롯이 저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돌보는 시간을 가지는 중"이었다고 밝혔던 정일훈. 경찰 조사를 받은 기간에 쓴 것인 만큼 괘씸죄는 더해지는 분위기다.
21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일훈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7월 송치했다.
정일훈은 4~5년 전부터 지난해까지 지인들과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확인됐고,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나름의 치밀함까지 보인 정황도 포착됐다. 제3의 계좌를 통해 현금을 입금하면 지인이 그 돈을 가상화폐로 바꿔 대마초를 사는 방식이었던 것. 정일훈은 가상화폐로 구입하면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을 이용했다. 정일훈은 송치되기 한 달 전인 5월 입대하면서 도피성 입대가 아니냐는 시선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정일훈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정일훈 본인에게 확인한 결과, 정일훈은 보도된 바와 같이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수사기관에 소환돼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하여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향후 진행되는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수 있게 끝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도피성 입대 의혹에 대해서도 입영 시기가 코로나19 확산으로 3월에서 5월로 미뤄진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처럼 군입대한 소속 연예인을 대신해 소속사가 고개를 숙였지만 이미 일은 너무 커진 후였다.
정일훈은 2012년 비투비로 데뷔해 '봄날의 기억', '그리워하다', '아름답고도 아프구나', '너 없인 안된다'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겼다. 어느덧 데뷔 9년 차에 접어든 인기 베테랑 그룹의 모습이지만, 사실 초반엔 주목받기란 쉽지 않았다. 지상파 첫 1위에 오른 건 2016년으로, 계단식 성장을 통해 차근차근 대세 자리에 접어든 비투비였기 때문.
이 과정에서 정일훈의 노력도 컸다. 비투비의 곡 다수가 정일훈에게서 탄생됐을 정도로 뛰어난 작곡, 작사 실력을 겸비해 팀 성장에 일조한 것. 그렇기에 이번 파문은 팬들에게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또한 늘 멜로디(비투비 팬클럽)를 위하는 마음을 드러내며 소통해온 만큼 이질감과 배신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 입대 전날인 5월 27일 인스타그램에 "제가 그 동안 활동을 쉬면서 여러분들과 제대로 된 소통이 없었던 점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미안하다.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오롯이 저에게 집중하며 스스로를 돌보는시간을 가지는 중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되겠지만 보다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라고 적은 입대 소감은 씁쓸함만 키울 뿐이다.
한편 현재 군입대한 멤버가 아닌, 제대하며 활동 재개한 멤버들로 이뤄진 비투비 포유(서은광, 이민혁, 이창섭, 프니엘)는 오는 1월 23일 온라인 콘서트 '인사이드(INSIDE)'를 앞두고 있다. 정일훈의 마약 논란이 터지면서 비투비의 향후 활동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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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