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임일순 사장 (프로필)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이자 유통업계에서 오너가를 제외한 인물 중 처음으로 ‘유리 천장’을 깬 인물로 알려진 임일순 홈플러스 대표가 사임한다. 취임 3년 3개월 만이다. 홈플러스는 현재 신임 대표이사 사장을 맡을 인물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역량과 경험을 갖춘 다수의 후보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임 대표는 이날 오전 임원 대상 화상회의 도중 사임 의사를 발표했다. 구체적 사임 날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2021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 사업전략에 대한 최종승인일에 맞춰 사임일을 조정한 것으로 알려져 이달 중순으로 예상된다.

임 대표는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적인 이유로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이를 만류하다가 최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분간 홈플러스는 각 사업부문장을 중심으로 올해 사업 전략을 실행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임 대표는 1998년부터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등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으며, 2015년 11월 재무부문장(CFO, 부사장)으로 홈플러스에 합류했다. 이후 2년 뒤인 2017년 5월 경영지원부문장(COO, 수석부사장)을 거쳐 같은 해 10월 대표이사 사장(CEO)으로 승진하며 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첫 번째 여성 CEO가 됐다.

임 대표는 재임 기간 중 국내 산업계의 ‘비정규직 제로(zero)’의 첫 걸음을 뗀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CEO 임명 2년 만인 2019년 7월 무기계약직 직원 약 1만5,000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사람중심의 고용문화를 주도했다. 당시 홈플러스 임직원 2만3,000여명 중 정규직 비중은 99%(2만2,900명)를 기록했으며, 비정규직(단기계약직) 근로자는 1%(228명)에 불과했다.

아울러 임 대표는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오프라인 대형마트 중심의 홈플러스를 온라인과 융합된 ‘올라인(All-Line) 미래유통기업’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창고형할인점과 대형마트의 장점을 결합한 효율화 모델 ‘홈플러스 스페셜’ 점포를 출범시켰으며 대형마트 내 입점된 테넌트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몰 ‘코너스’로의 전환을 시도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신선식품과 간편식, 먹거리 중심의 고객친화 포맷으로 재탄생시켰다. 특히 오프라인 전 점포를 온라인 물류거점으로 전략화했으며, 온라인 수요가 높은 일부 지역에는 오프라인 점포 내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풀필먼트 센터’를 조성하며 급증하는 온라인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했다.

홈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임 사장은 유통사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깊고 전략과 실행에 뛰어난 전문경영인으로서 홈플러스를 미래 유통기업으로 탈바꿈 시켰다”며 “CEO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미 2021년 전반적인 사업전략과 방향까지 완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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