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송중기가 돌아왔다.

2년 가까이 공백기가 있었던 배우 송중기가 연달아 영화와 드라마에 복귀하며 반가움도 배가 됐다. 더욱 농익은 연기력과 성숙해진 비주얼로 단숨에 눈길을 사로 잡는다.

송중기는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된 영화 ‘승리호’(조성희 감독)로 ‘군함도’ 이후 4년여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늑대소년’으로 연을 맺은 조성희 감독과의 재회작이다. 국내 첫 우주 SF영화인 ‘승리호’에서 자신만의 목표를 위해 돈이 되면 다 하는 태호지만 결국 우주와 지구를 구하는 히어로로 활약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맡은 아버지 역할이지만, 부성애 연기도 송중기 특유의 담백함으로 풀어내며 한층 더 성장했다.

연이어 지난 20일 첫 선을 보인 tvN ‘빈센조’로 안방극장에도 돌아왔다. 그는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로 인정사정 없지만,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여러 일에 휘말리며 활약하게 되는 인물 빈센조를 맡았다. 캐릭터의 특성상 드라마 초반 이탈리아어 대사의 양도 상당했지만 이 역시 어색함 없이 구사했다. ‘승리호’와 ‘빈센조’ 역시 송중기에게 배우로써 새로운 도전이 가미된 작품들이다.

나아가 두 작품 모두 장르도 캐릭터의 결도 다르지만, 뜻밖의 영웅이라는 점에서는 뜻을 함께한다. ‘승리호’ 태호, ‘빈센조’ 빈센조 모두 자신 이외에는 주변에 관심이 없는듯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큰 힘이 되는 인물들이다. 송중기의 액션도 약간의 코믹요소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도 신선하다. 송중기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나도 다정한 편은 아닌것 같다. 난 잘 모르겠지만 주변에서는 ‘츤데레’라는 말을 많이 하긴 한다”며 캐릭터와의 동일성을 일정부분 인정했다.

그가 쏟은 노력을 보상하듯 복귀 성적표도 성공적이다. ‘승리호’는 공개와 동시에 26개국 영화 순위 1위를 차지했고 2주 가까이 정상을 유지했다. ‘빈센조’ 역시 첫회에서 7.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로 순항 중이다.

무엇보다 송중기의 연기 변신이 눈에 띈다. ‘배우 송중기’를 떠올리면 막연하게 로맨스의 이미지가 짙은 듯 하지만 그동안 그가 걸어온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도전의 연속이다. 국내 최초 늑대인간이 되기도 하고, ‘아스달 연대기’에서는 1인 2역을 소화하기도 했다. ‘승리호’, ‘빈센조’에서도 꾀죄죄한 모습 등 비주얼적으로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그런 송중기의 영리한 선택이 이번에도 통한 것. 한국 최초 늑대소년이 됐던 20대 중반의 배우는 이젠 한국 최초 우주 SF영화의 주역이 됐고, 국내 드라마에서는 쉽게 볼수 없었던 마피아, 다크 히어로 등에도 도전하며 변주중이다. 송중기 역시 영화와 드라마 공개에 앞서 “연이어 대중과 마주하게 됐다. 나 역시 새로운 것에 끌리는거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동시기에 각기 다른 두 작품을 선보이며 배우 송중기의 스펙트럼에 대해서도 스스로 입증하게 됐다. ‘승리호’ 촬영 당시만해도 자포자기 심정이었다는 송중기는 스스로 긴 터널 속을 뚫고 나와 완벽한 귀환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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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넷플릭스,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