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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대거 뛰어들며 이른바 ‘동학개미’ 운동이 주목받은 가운데 법인들이 주식 투자를 늘리는 ‘동학법인’ 현상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년간 자사의 법인 고객 3500여 개사의 투자현황을 분석한 결과 법인의 주식 매수 금액이 2019년 대비 415.7%나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법인의 전체 주식 매수 금액의 합계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올 들어서도 증시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2월까지의 월평균 주식 매수 금액은 지난해 월평균 주식 매수 규모 대비 63.5% 늘어나 법인들의 주식매수 열기는 계속 이어지는 분위기다.

해외주식으로 투자대상을 압축할 경우 전년 대비 약 9배가 증가해 주식투자 확대가 더욱 두드러졌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투자 규모 뿐만 아니라 투자를 하는 법인의 수도 크게 늘었다. 주식을 매수한 법인의 수는 지난해 기준 2097개로 2019년(1002개)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동학법인’이 늘고 있는 이유로는 규제부담이 커진 ‘부동산’, 절대금리 수준이 크게 낮아진 ‘확정금리상품’의 매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대안이 절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자동차 부품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로 지난해 영업 이익이 급격히 감소해 이익 감소 분을 충당하기 위해 금융자산의 수익성을 높여 운용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법인들이 지난해부터 올해 2월까지 투자한 국내주식 종목은 대형 우량주, 배당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고객들의 국내 주식 매수 상위 종목의 대부분은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상위에 이름을 올린 종목들로 삼성전자, LG화학,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었다. 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지난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75.7%를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30.8%)의 2배를 넘어섰다.

한상훈 삼성증권 영업솔루션담당은 “과거 금리형 자산에 치중됐던 법인의 운용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데에는 높아진 주식 시장의 매력이 크게 작용했다. 향후 백신보급이 늘고 경제회복이 가시화 되면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개선이 이어지며 안정적인 주식 투자를 원하는 법인들로서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더욱 늘어나 투자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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