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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부천 축구랑 잘 맞나 보다.”
전남 드래곤즈를 상대로 K리그2(2부) 시즌 3호골을 터뜨린 박창준(25·부천FC 1995)은 싱긋 웃었다. 그는 지난 20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4라운드 전남과 홈경기(1-1 무)에 왼쪽 윙어로 선발 출격해 전반 25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윙백 장현수가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파고들어 낮게 깔아 찬 공을 정확한 타이밍에 달려들어 차 넣었다.
2018년 K리그1 강원FC에서 프로로 데뷔한 그는 지난해 설기현 감독이 부임한 경남FC로 적을 옮기며 존재 가치를 드높였다. 설 감독이 추구하는 측면 빌드업에서 공격 핵심 요원으로 뛰었다. 상대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나 연계 플레이에서 호평받았다. 그러나 유일한 단점은 공격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실제 지난해까지 박창준은 K리그 무대에서 세 시즌을 뛰면서 통산 49경기를 뛰며 3골 3도움을 기록했다. 한 시즌 최다 경기 출전(22경기)을 세운 지난해 경남에서도 2골 1도움이 전부였다. 그런 그가 올 시즌 부천 유니폼으로 바꿔입더니 초반 4경기 만에 3골을 터뜨렸다. 이미 지난해 기록을 넘어섰다.
부천은 올 시즌 이영민 감독 체제에서 탄탄한 수비와 빠른 측면 빌드업으로 탈바꿈했다. 박창준으로서는 지난해 경남에서 경험한 축구와 닮았다. 그런데 갑자기 골 수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감독은 전남전 직후 “창준이를 영입하고 훈련하면서 ‘지난해 몇 골 넣었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생각보다 골 수가 적더라. 원인을 분석해봤는데 페널티박스 안으로 잘 들어가지 않더라. (동계훈련서부터) 박스 침투를 계속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박창준이 움직임 뿐 아니라 골 결정력도 수준급이라고 여겼다. 다만 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그는 동계전훈 기간 평가전 영상을 그에게 보여주면 박스 침투 타이밍 등을 세심하게 주문했다.
스스로 페널티박스 침투에 적극성을 보이며 시즌 초반부터 득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하나시티즌과 개막 라운드에서 첫 골을 넣을 때도 추정호가 문전에서 슛을 시도할 때 끝까지 공을 주시하며 쇄도했다. 그 결과 대전 골키퍼 김동준이 쳐냈지만 박창준이 리바운드 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6일 충남 아산전 결승골(1-0 승) 때도 후반 종료 직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 견제를 따돌리고 골문 가까이 달려들어 머리로 골 맛을 봤다.
박창준은 “지난해까지는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플레이가 많았는데, 올해는 감독 조언을 듣고 공격 전 지역을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짧은 기간에 3골이나 넣었는데 ‘이런 게 나랑 잘 맞는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천은 국태정과 장현수를 중심으로 한 윙백의 전진 배치로 공격의 물꼬를 트고 있다. 박창준도 윙백과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하며 더 기회 창출에 애쓰고 있다. 이날도 장현수와 골을 합작했다. 그는 “현수 형은 어느 상황에도 크로스를 잘하기에 늘 준비하게 된다. 이 외에도 윙백 자원이 모두 훌륭한데 서로 장점을 언급하면서 호흡이 잘 맞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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