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스포츠서울 이정진기자]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아파트거래 조사 특별 조직을 꾸린 전북 전주시가 아파트 가격 급등 시기 불법 투기를 대거 적발해 경찰에 고발 등의 조치를 했다.

전주시 아파트거래 특별조사단(단장 백미영)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아파트 거래 총 2만5961건 가운데 불법 투기가 의심되는 1105명을 대상으로 올 1월부터 집중 조사를 벌인 결과 총 116건의 불법 투기 사례를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시 아파트거래 특별조사단이 불법투기를 조사한 이 시기에 혁신도시, 만성지구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전주 전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8.85% 급등했다.

전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약 4% 안팎이다.

위반 유형은 편법 증여 52건을 포함해 소득세법 위반 19건 등 국세청과 관련된 법 위반사례가 총 71건으로 가장 많았다.

분양권 전매제한 위반 23건, 명의신탁 1건, 중개사법 위반 11건, 부동산 거래신고법 위반 9건, 법인의 목적외자금사용 1건 등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적발된 편법 증여의 경우 가족 간에 매매한 뒤 매도인이 전세 계약자로 들어가면서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치르지 않거나 가족이 아파트 잔금을 치러주면서 무이자 차용증을 쓰는 등의 사례가 다수 나왔다.

거래 당사자가 외지인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총 116건 중 외지인의 수는 37명으로 전체의 31.9%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전북 8, 서울 7, 대전 7, 충남 6, 전남 3, 경기 2, 충북·제주·세종·광주 각 1명 순이었다.

시는 조사 결과 법령 위반사례 중 23명은 경찰서에 고발 및 수사를 의뢰하고, 16명은 세무서에 통보했으며, 7명에 대해 즉시 과태료를 부과했다.

나머지 70건의 경우 관련법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

그동안 시는 양 구청 민원봉사실과 시 건축 관련 부서에서 아파트 투기 여부를 조사해왔으나 이번에 부동산 전문가 2명 등이 포함된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심도 있게 조사해왔다.

특히 시의 아파트 불법 투기 조사는 광역수사대, 국토교통부, 한국부동산원 등과 공조체계를 통해 폭넓게 진행함으로써 한층 실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의 부동산 부패 수사 관련회의에서는 이 같은 전주시의 부동산 투기 조사 방식이 성공사례로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광역수사대와 합동조사를 벌여 222건을 검찰송치 통보하고, 475명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시는 또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는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 광역수사대와 합동조사를 펼쳐 224건을 검찰송치 통보하고, 535명에 과태료를 부과했다.

백미영 단장은 “아파트거래 특별조사단 운영으로 시민들의 부동산 불법거래행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큰 성과”라며 “짧은 기간 단기·일시적 소규모 조사가 아니라 장기·지속적인 대규모 조사를 실시해 그간 관행처럼 만연한 부동산 불법거래 행위에 적극 대응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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