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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바른 이미지’로 사랑받아온 배우 송중기, 이제훈, 이승기가 ‘다크’하게 변하고 승승장구 중이다. 시청자에겐 카타르시스를, 배우에겐 새로운 이미지 변신을 꾀할 수 있으니 반가운 일이다.
한국형 다크 히어로가 주말 안방을 달구고 있다. 종영을 앞둔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는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깨부수는 빈센조(송중기 분)식 응징법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안기고 있다. 거대 기업 바벨그룹의 극악무도한 악행들에 극 중 송중기는 신박한 묘수로 빌런의 뒤통수를 치기도 하고, 마피아 본능을 깨우는 살벌함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을 ‘정의구현’ 보단 “쓰레기 치우는 쓰레기”라 칭하며 다크 히어로를 자처한다. 시청률 역시 평균 10%대(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시청률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송중기의 바통을 이은 건 이제훈이다. 9일 베일을 벗은 SBS 금토극 ‘모범택시’는 첫회부터 두자릿수 시청률을 찍고 3회만에 13.6%로 고공행진 중이다. 극 중 특수부대 출신으로 나오는 이제훈은 억울한 피해자들의 편에 서서 극악무도한 가해자들을 처절하게 단죄하는 다크 히어로로 변신했다. 송중기식 다크 히어로가 지능적이라면 이제훈은 화끈한 액션으로 카타르시스를 높인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노예사건, 학교 폭력, 성착취 동영상 등 실제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고 많은 공분을 사지만 속 시원한 처벌이 내려지지 않아 분노에 찬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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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는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인물을 연기 중이다. tvN 수목극 ‘마우스’에서 이름 ‘정바름’ 그대로 순수하고 착한 순경이었으나 범죄자의 전두엽을 이식받으며 갖게 된 살인 본능을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뒤쫓는데 쓰려 한다. 특히 아동 성범죄자를 눈눈이이(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잔혹하게 처단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살인마를 잡는 살인마로서 새로운 2막을 열었다.
송중기, 이제훈, 이승기는 그동안 반듯하고 정의로운 이미지를 그려왔기에 회를 거듭할수록 흑화되는 모습은 극 속 반전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배우들에게 역시 이같은 작품은 새로운 연기 도전의 무대가 된다. 냉온탕을 오가는 다이내믹한 활약으로 더욱 다양한 연기적 표현의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기 때문.
드라마 업계도 이같은 다크 히어로 소재에 주목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악당들에게 맞서기 위해 ‘악당의 방식’으로 되갚아주는 사이다 응징은 사회 시스템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통쾌함을 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며 “시의성 강한 사회적 문제를 조명하기에도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 법 질서와 공권력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도 있고 단순한 오락적 쾌락으로 소비될 우려도 있다. 필요에 따라 편법도 쓰고, 악인들을 활용하기 때문에 대부분 19금 관람 등급이다. 따라서 폭력성, 선정성에 대한 경계도 더욱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각 소속사, 방송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