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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힌터제어(왼쪽에서 첫 번쨰)가 1일 광주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고대하던 루카스 힌터제어(30·울산 현대)의 K리그 데뷔포가 터지자 홍명보 감독도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손뼉을 쳤다. 그리고 울산 공격은 경기 내내 춤을 췄다.

지난해 K리그1 득점왕(26골) 주니오가 떠난 뒤 대체자로 영입된 독일 분데스리거 출신의 힌터제어가 7경기 만에 침묵을 깼다. 득점 뿐 아니라 연계 플레이도 한결 부드러워지며 울산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힌터제어는 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3라운드 광주FC와 홈경기에서 전반 20분 김태환의 오른쪽 크로스를 문전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골문을 갈랐다. 시즌 1호 골.

지난 2018~2019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보훔에서 한 시즌 18골(31경기)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 울산 스카우트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특히 보훔 시절 팀 동료를 지낸 ‘캡틴’ 이청용도 힌터제어 영입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그러나 이전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6경기(선발 3회)에서 단 2개의 슛에 그쳤다. K리그1 특유의 타이트한 상대 수비와 빠른 경기 템포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슛 기회를 창출하는 데 애를 먹었다.

자연스럽게 홍 감독은 지난 3월21일 대구FC와 6라운드 이후 한 달 넘게 힌터제어를 선발에서 제외했다. 그러다가 이날 다시 선발 기회를 부여했는데, 힌터제어의 활약은 울산에 커다란 전환점이 될 만하다.

울산은 직전까지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 부진에 빠졌다. 승리가 없는 것보다 더 우울했던 건 ‘무득점’이었다. 올 시즌 초반 윙어 김인성과 이동준이 나란히 4골씩 집어넣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상대가 속도와 기술을 겸비한 울산 측면을 의도적으로 가로막으면서 고전했다. 가뜩이나 홍 감독 부임 이후 동계전훈 기간이 짧았던 울산으로서는 갑작스럽게 공격 형태에 변화를 주기도 쉽지 않았다.

결국 원톱의 득점이 답이었다. 이전까지 힌터제어는 물론 김지현까지 홍 감독 체제에 새로 들어선 원톱 공격수 모두 무득점에 시달렸다. 원톱 자원이 득점 레이스가 가담하면 전방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날 기대대로 힌터제어가 오랜 침묵을 깨고 골 맛을 보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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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힌터제어는 첫 골을 넣은 뒤 자신감을 품은 듯 광주 수비를 지속해서 유린했다. 자연스럽게 울산 2선과 좌,우 풀백의 공격이 이전보다 활발했다. 윙어에 국한된 공격을 하면 풀백의 전진이나 공격 가담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원톱이 골을 넣고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면 윙어가 중앙 지향적으로 움직이며, 풀백의 공격 가담도 더 늘릴 수 있다. 이날 딱 그랬다.

경기 직후 축구분석 업체 ‘비프로 일레븐’에 따르면 공격 진영으로 향한 패스 성공 수치에서 울산은 2선 중앙의 윤빛가람(24회 성공)에 이어 풀백인 김태환과 설영우가 나란히 18회로 많았다. 특히 김태환은 힌터제어의 선제골 뿐 아니라 후반 10분 바코의 쐐기포까지 도우며 ‘멀티 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페널티박스로 향해서도 이날 6회나 패스를 시도하는 등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또 다른 숨은 조력자는 중앙 미드필더로 공수 가교 구실을 한 고명진이다. 그는 광주전에서 시즌 첫 선발 출격했는데 안정적인 공 소유와 양질의 패스로 눈길을 끌었다. 패스 성공률만 하더라도 양 팀 최다인 96.5%(113회 시도 109회 성공)였다.

kyi0486@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