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여러분 덕분에 제 인생이 피었어요. 기회의 장도 펼쳐져서 즐거워요. 오래 봐요, 우리!".
구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했더니 그답게 명랑한 메시지가 돌아왔다. 직접 만난 문에스더(26)는 밝았고, 열정으로 뜨거웠다. 왜 142만 명이나 되는 대중이 구독자를 자처했는지 끄덕여졌다.
문에스더는 커버곡과 모창 도전, 춤추기, 각 외국어 억양을 소화하는 일명 '외국어 따라하기' 등 자신의 장기를 발현해 이름을 알린 유튜버. 재능을 마음껏 또 정성껏 발산해본 건데 동시에 너무 잘하니까 그의 채널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또 유쾌한 매력까지 절로 흡수되니 사람들이 더 붐빌 수밖에 없었다.
문에스더는 스타 영어 강사로 얼굴을 알린 문단열(57)의 딸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예능에 동반 출연하며 현실 부녀 케미를 선보이기도 했다. 요즘 문단열은 영상 회사 대표로 방향을 틀어 방송에 쉼표를 찍었지만, 이젠 그의 활약을 딸이 이어가고 있다.
누가 봐도 자랑스러운 딸인데, 교육자 아버지와 노래하고 춤추는 딸의 이미지는 물과 기름 같은 구석도 있어 문단열의 반응을 물으니 "아버지는 저의 팬이라 시간만 나면 훈훈한 표정으로 제 영상을 보세요. 학업에 소홀할까봐 걱정하셨던 것 뿐이지, 원래 제가 노래하고 예술하는 걸 좋아하셨어요"라고 했다. 문단열 특유의 선한 미소가 오버랩됐다.
문에스더에게 돋보인 화법은 시종일관 솔직이었다. 포장 같은 건더기가 없어 더 담백한 티키타카가 완성됐다.
Q. 유튜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노래와 춤추는 걸 좋아하니까 영상으로 올리면서, 자기계발할 겸 용돈벌이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작한 건데 생각했던 것보다 잘 돼서 감사할 뿐이에요.
Q. 지금은 명실상부 인기 유튜버이지만, 과도기가 있었을 것 같아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익숙하지 않았을 때, 지적을 받은 적이 있어요. 지금보다 부주의했던 것 같아요. 인종차별적인 노래를, '인싸 춤 배우기'라는 콘셉트로 소비한 적이 있는데 그때 행동이 가벼웠다는 반응이 나왔죠. 저도 아차 싶었고 자괴감이 들더라고요.
Q. 그럼 악플로 마음고생을 했겠네요.
저에 대해 무조건 욕하는 글은 차라리 신경을 안 쓰는 편이에요. 하지만 좋은 길을 알려주시기 위해 지적해 주는 글에는, 제가 진짜 잘못했구나 싶어서 조금 힘들더라고요. 좋은 약이 됐죠.
Q. 유튜버로서 언제 만족감을 느끼는지 궁금해요.
언제라고 꼽기 힘들 정도로, 유튜브 한 후에는 삶이 전보다 나아지고 더 행복해졌다는 걸 느껴요.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창구가 있다는 것도, 인정받고 있다는 것도 행복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잘 된 것도 감사드리고요. 덕분에 재미있는 일도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Q. 구독자가 142만 명이에요. 이렇게 많으면 어깨가 무거울 것 같은데요.
사실 부담감이 크지는 않아요. 다만 달라진 건 과거에는 조금 가볍게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면, 요즘에는 콘텐츠 질이 좋아야 되는 게 의식돼서 더 신경쓰게 되더라고요.
Q. 치열한 유튜버 시장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꾸준함의 비결이 궁금해요.
저는 대중이 유튜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바로 직전에 유튜브를 시작해서 시기를 잘 탔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영상에 재미가 있지 않나 싶어요. 편집자 없이 편집하고 콘티도 스스로 짜거든요. 구독자분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의 개그나 포인트를 편집을 통해서도 잘 살리는 것 같아요.
Q. 어렸을 때 꿈은 뭐였나요?
아이돌을 하고 싶었는데 그걸 바라면서도 아닌가 싶더라고요. 학업에 정진해야 하나 고민이 됐고 결정을 못 하니까 시간이 어영부영 흘렀어요. 나이가 좀 찼으니 아이돌은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래나 춤을 버리기 아까웠어요. 그래서 유튜브를 생각하게 됐고 이렇게 활동하게 됐어요.
Q. 모창을 너무 잘해요. 어쩜 그렇게 특징을 잘 잡아내는지요.
일단 저는 똑같이 따라 하는 편은 아니고, 분석을 설득력 있게 해서 비슷하게 들리도록 하는 것 같아요. 모창파라기 보다 꼼수파죠. 어떻게 해야 사람들 귀에 제 분석이 재미있게 들릴까 조언도 구해요. "이거 어때?"하면서요.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하죠.
특징이 분명한 가수들은 연습을 안하고 촬영하기도 하는데, 분명하지 않는 경우에는 연습을 많이 해서 올려요. 제가 남들 목소리에 관심이 많아요. 재밌더라고요.(웃음)
Q. 작년엔 마마무 솔라 씨와 함께 모창에 도전하는 컬래버 촬영도 했어요. 어떻게 성사된 건지요.
마마무 회사 대표님인 김도훈 작곡가님이 저를 흥미롭게 보셨더라고요. 같이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 일환으로 솔라 씨와 촬영이 성사된 거죠.
Q. 평소 촬영과 느낌이 달랐겠네요.
촬영 때는 긴장도 됐고 신기한 느낌도 컸어요. 또 아이돌 팬덤의 힘을 느꼈어요. 인스타그램에 솔라님과 찍은 사진을 올렸는데 반응이 엄청 좋더라고요. 이곳저곳에 많이 소개됐고 댓글도 많이 달렸어요.
Q. 앞으로 또 다른 컬래버를 기대해도 될까요.
아직 계획은 없어요. 컬래버 상대를 만나는 건 정말 영광인데, 개인적으로 저는 혼자 있을 때 더 재밌는 스타일이라 좀 어려운 부분인 것 같아요. 전반적인 걸 통제하며 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다른 분과 촬영하면 제 부분이 맘에 안 든다고 NG를 낼 수도 없는 거니까요. 혼자 카메라 보고 모창하고 편집하는 현재 스타일이 아직 좋은 것 같아요.
Q. 수준급 영어 실력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버지의 영향이 있었나요?
제가 아버지한테 영어를 직접 배운 건 거의 없어요. 아버지는 영어를 스스로 공부하신 분이라, 강요하지 않겠다는 교육 방침이 있었어요. 근데 제가 고등학교 가서 영어를 좋아하니까 그때 어떤 방법으로 공부하면 좋을지 가이드는 해주셨어요. 고2 때부터 열심히 한 것 같아요. 그전에는 너무 못해서 학교에서 집으로 연락이 오기도 했어요. 영어 성적이 너무 안 나온다고.(웃음)
Q. 작년 9월 첫 싱글을 발표했어요. 다음 앨범이 궁금해요.
앨범을 꾸준히 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음악 팬들이 계속 늘어났으면 좋겠어요. 다음 앨범은 올해 나오면 좋을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유튜브를 병행하면서 음악 활동도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제 노래도 열심히 내면서요. 작사나 작곡은 아직 많이 안 해봐서 시도해보려고 해요. 다음 앨범 관련해서 재밌는 콘텐츠가 나올 거예요. 아직은 비밀인데 흥미로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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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이게은기자 eun5468@sportsseoul.com, 유튜브 문에스더 채널, 문에스더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