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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계약 당시 우려가 현실이 됐다. 부상 이슈가 있었음에도 계약을 체결했고 결국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 삼성 벤 라이블리와 SSG 아티 르위키, 한화 닉 킹험 얘기다.
KBO리그 순위표는 외국인투수 두 명이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돌아야 토종 선발진과 불펜진도 안정적으로 돌아간다. 지난해 순위표만 봐도 그렇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5팀 중 외국인투수가 300이닝 이하를 합작하지 못한 팀은 키움이 유일했다. 최종 순위표에서 1위에서 4위에 자리한 NC, 두산, KT, LG 모두 외국인투수 두 명이 300이닝 이상을 합작했다.
반면 하위권에서 외국인투수 두 명이 총합 3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팀은 롯데와 KIA 밖에 없었다. 삼성은 드류 뷰캐넌이 174.2이닝을 소화했으나 라이블리가 112이닝에 그쳤다. 한화는 워릭 서폴드가 165이닝, 채드벨이 77이닝, SSG 전신 SK는 리카르도 핀토가 162이닝, 킹험이 겨우 10.2이닝만 소화했다.
그리고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은 컹험은 현재 광배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달 19일 롯데전까지 8경기 45.1이닝 4승 3패 평균자책점 3.77로 자신에게 두 번째 기회를 준 한화에 보답하다가 21일부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초 선발 등판 한 차례 정도 거를 계획이었는데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도 돌아오지 못했다. 한화는 1일 대전 KIA전 선발투수로 중간투수 윤대경을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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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블리와 르위키는 킹험보다 심각하다. 라이블리의 최근 1군 등판은 지난달 5일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상으로 한 달 이상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부상 상태를 두고 선수 본인과 의료진, 구단의 견해가 엇갈린다. 삼성은 라이블리를 대체할 외국인투수를 몰색하고 있고 왼손투수 마이크 몽고메리가 후보군에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뛰고 있는 몽고메리는 5월부터 네 차례 선발 등판했다. 선발투수로서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리는 기간이 필요하지는 않다. 그래도 한국 입국 후 자가격리 2주는 피할 수 없다. 라이블리가 이탈한 시점부터 계산하면 라이블리의 공백을 메우기까지 최소 6주 이상이 필요한 삼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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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위키도 킹험처럼 계약 당시 부상 이슈가 있었다. 2018년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2019년을 오롯이 재활로 보냈다. 지난해 빅리그에서는 2경기 3.1이닝만 소화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활시즌 경기수와 투구수가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SSG는 르위키를 영입했는데 르위키는 우려대로 벌써 두 차례 엔트리에서 빠졌다.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29일 한화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조기강판됐고 복귀까지 4주 이상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SSG와 삼성은 5월까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SSG는 단독 1위를 이어가며 새 이름을 달고 반등했고 삼성도 2015년 이후 6년 만에 가을야구와 가장 근접한 시즌 초반을 만들었다. 하지만 외국인투수 이탈은 두 팀 모두에 치명타로 다가올 수 있다. 리빌딩 중인 한화 역시 선발진이 안정된 상태로 돌아가야 젊은 선수들이 계획대로 성장한다. 빈 자리에 마구잡이로 신예 선수를 투입하는 것은 리빌딩이 아니다.
앞으로 순위표를 결정하는 중대변수 또한 외국인투수가 될 것이다. SSG와 삼성 모두 교체를 검토하고 교체 작업도 상당수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 얼굴이 얼마나 빨리 합류하고 활약하느냐에 따라 포스트시즌 대진표가 결정될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