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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김병수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매니지먼트가 중요한 시대가 됐다.

강원FC는 12일 공식 채널을 통해 김병수 감독과 박효진 수석코치 간의 불필요한 신체 접촉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강원에 따르면, 지난 5일 오후 훈련을 마친 감독과 코치진은 강릉의 한 음식점에서 모임을 했다. 경기 준비 및 전술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의견 충돌과 고성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김 감독과 박 수석코치 간 신체 접촉이 있었다. 감 감독은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박 수석코치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강원은 이를 숨기지 않고 김 감독과 박 코치의 갈등을 수면 위로 꺼냈다. 강원은 당사자 간의 화해 여부와 상관없이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 비상운영위원회를 열고 김 감독에게 제재금 4000만원 징계를 내렸다. 강원은 “막중한 책임감과 깊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면서 “건의 진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팬들의 질책과 꾸지람을 받기로 했다. 스포츠계의 잘못된 관습과 행태를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타의 모범이 돼야 할 구단이 올바른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해당 사안을 공개한 배경 설명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이 사안을 숨기지 않고 선제적으로 공개한 강원의 결단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소문이 파다했기에 언젠간 드러날 문제였다. 벌금 4000만원은 폭력의 수위를 떠나 꽤 높은 수준의 징계라 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징계가 벌금에 그친 것이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감독과 수석코치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감독이 지시하고 수석코치가 이를 수행하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감독과 수석코치는 항상 대화하며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다. 강원은 박 수석코치의 보직 변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되면 피해자가 오히려 자리를 떠나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는 셈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은 용인될 수 없지 않나. 화해했다고는 하나 봉합이 됐을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프로구단 감독은 단순히 전력과 전술을 짜고, 결과를 내는 데 업무가 국한돼 있는 게 아니다.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단을 어떻게 관리하고 이끌어가는지는 감독 리더십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학교 폭력’ 이력이 문제 됐던 게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더욱이 폭력에 관대한 시대는 이미 지났다. 매니저형 감독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