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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승부의 세계는 잔인했다.
9일(한국 시간) 로저스센터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토론토 블루제이스전은 극적이었다. 8-6 상황에서 마무리로 나온 보스턴 레드삭스 마무리 맷 반스(31)를 상대로 토론토 톱타자 조지 스프링어(32)가 역전 결승 3점포를 터뜨렸다. 덕분에 선발 류현진은 7실점하고 패를 면했다.
공교롭게도 3점포를 터뜨린 스프링어와 상대 마무리 반스는 미국 동북부 코네티컷 주를 대표하는 유니버시티 오브 코네티컷의 동문이며 룸메이트다.
미국에서는 발음이 길어서 보통 ‘유콘’으로 통한다. 유콘의 닉네임은 북미산 늑대 허스키다. 유콘은 대학농구가 강하다. 야구는 메이저리그 출신을 많이 배출하지 못했다. 칼리지 월드시리즈 챔피언에도 오른 적이 없다. 농구는 NCAA 토너먼트를 4차례 우승한 강호다. NBA 보스턴 셀틱스를 정상에 올려 놓은 슈터 레이 알렌이 유콘 출신이다.
스프링어와 반스 둘은 2011년 나란히 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됐다. 유콘에서 발군의 실력파였다. 스프링어는 1라운드 전체 11번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됐다. 반스는 19번째로 보스턴 레드삭스가 뽑았다. 유콘 야구부 사상 최대 경사였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외야수 스프링어가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다. 2014년에 빅리그에 데뷔해 올스타에 3차례 뽑혔다. 2017년에는 월드시리즈 우승도 맛봤다. 지난해 오프시즌 프리에이전트(FA)가 돼 6년 1억5000만 달러의 대박 계약을 맺었다.
올 전반기에는 부상으로 전력에 보탬을 주지 못했으나 후반기 올스타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류현진 이후 토론토의 또 하나 FA 계약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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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스도 2014년에 데뷔했다. 그러나 불펜투수로 큰 임팩트가 없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더믹으로 일정이 짧았던 지난 시즌 9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로 급부상했다. 알렉스 코라가 복귀하면서 붙박이 클로저가 됐고 올해 생애 첫 올스타에 발탁됐다. 올스타 출전에 앞서 구단은 7월12일 반스와 2년 15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으로 축하해줬다.
스프링어는 반스와 대결에서 통산 7타수 2안타다. 그런데 2안타가 모두 홈런이다. 경기 후 스프링어는 “반스와는 친한 친구지만 승부의 세계다. 욕심내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타격을 한 게 홈런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반스는 더그아웃에서 머리를 떨궜다. 스프링어는 경기 후에 친구 반스에게 통화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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