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가격 인상 \'초읽기\'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식료품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됐다. 농심, 오뚜기, 삼양, 팔도 등의 라면 가격 인상에 이어 롯데제과 등도 제품 가격을 인상했고 원유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명절을 앞두고 선제적인 추석 생활물가 안정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나 코로나19 이후 소비가 늘어난 제품군의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삼양식품은 다음달 1일부터 삼양라면과 불닭볶음면 등 13개 라면 제품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 삼양라면은 810원에서 860원으로, 불닭볶음면은 1050원에서 1150원으로 오른다. 짜짜로니와 맛있는라면 등은 50원,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은 100원 오른다. 삼양식품의 라면 가격 인상은 2017년 5월 이후 4년 4개월 만이다.

팔도도 다음달 1일부로 라면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다. 전 제품 인상은 2012년 6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주요 제품의 인상폭은 공급가 기준 비빔면 10.9%, 왕뚜껑 8.6%, 도시락 6.1%, 일품 해물라면 6.3% 등이다. 팔도 상품 중 가장 인상 폭이 큰 비빔면 1봉지 권장소비자가격은 900원에서 1000원으로 100원 인상된다.

오뚜기는 이달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렸다. 대표 제품인 진라면은 12.6%, 스낵면은 11.6%, 육개장(용기면)은 8.7% 인상됐다. 농심은 오는 16일부터 신라면 등 라면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6.8% 올린다. 인상률은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다.

과자 가격도 오른다. 롯데제과는 다음 달 1일부터 제품 11종 가격을 평균 12.2% 인상한다. 해태제과도 이달 1일부터 홈런볼과 맛동산·버터링 등 대표 과자 5종의 가격을 평균 11% 올렸다.

낙농가의 원유가격 인상에 따라 유업계의 우유 제품 가격 인상까지 예고되고 있다. 우유 가격이 인상된 이후에는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군 가격도 줄줄이 인상될 전망이다. 국내 유기업들은 오는 17일 지난해 낙농진흥회 이사회에서 결정한대로 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 오른 가격으로 원유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원유 가격 인상이 확정됨에 따라 유기업들은 이른 시일 내에 우유 및 유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농식품부는 물가 관리 차원에서 우윳값 인상을 막기 위해 낙농가에 원유 가격 재조정 협상을 진행하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낙농가는 원유 가격 인상은 생산비 증가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며 정부의 대화 제안을 거부했다.

원유 가격은 2013년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를 따른다. 원유가격연동제는 시장 수급 상황과 무관하게 우유 생산비를 기준으로 낙농업계와 유업체 간 협상을 통해 가격을 결정한다. 국내 우유 회사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할당된 원유를 정해진 가격에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한다.

2018년 원유가격이 1ℓ당 4원 올랐을 때에는 기업들이 유제품 가격을 4% 가량 인상했다. 올해는 인상 폭이 2018년의 5배 수준이라 유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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